'다시 찾아온 대프리카, 도심피서지를 찾는 시민들'.
장마가 끝나고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집을 피해 야외로 나가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정 대구 팔공산 한 야영장. 캠핑을 위해 마련된 40여 면의 자리에는 빈 곳 하나 없이 빼곡히 텐트가 쳐져 있었다. 캠핑족들은 연신 '진짜 시원하다'며 늦은 밤까지 둘러앉아 맥주를 마시는 등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산속 야영장의 온도는 약 25℃. 같은 시각 대구 도심의 기온은 29도에 달해 4도나 낮았다. 캠핑장을 찾은 전모(40) 씨는 "도심은 찌는 듯 더운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이렇게 시원한 장소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낮에도 나무 아래서 돗자리 하나만 깔고 누우면 더위가 싹 가신다"고 했다.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 더위가 시작되면서 밤을 팔공산에서 보내려는 시민들이 며칠 전부터 부쩍 늘고 있다"며 "차를 몰고 올라와 새벽 한두 시까지 더위를 피한 뒤 내려가는 시민들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주일째 이어지는 열대야에 '도심피서'를 떠나는 시민들이 많다. 팔공산, 수성못, 대구스타디움 등 도심피서지는 더위를 피해 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구 대표 도심피서지인 수성유원지는 최근 들어 매일 밤 돗자리를 깔고 더위를 식히러 나오는 시민들이 가득하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 수성못. 한 시간 전 갑자기 내리던 소나기가 그치면서 수성못 인근에 다시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돗자리와 시원한 수박을 들고 나와 가족들과 얘기를 나누거나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 한잔을 즐기는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졌다.
친구들과 맥주 한잔을 하러 찾았다는 이정국(32'남구 봉덕동) 씨는 "여름철 수성못은 너무 시원하고 사람도 많다보니 피서 기분이 난다. 북적북적해도 그다지 시끄럽지도 않고 점잖은 것이 수성못의 매력이다"고 말했다.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일대에서는 더위를 잊기 위한 각종 공연이 펼쳐졌다.
같은 날 오후 9시 경기장 주변에는 전동 휠을 타면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김정은(20'여) 씨는 "전동 휠이 속도가 꽤 나오다 보니 엄청 시원하다. 오늘 처음 타봤는데 자주 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대구스타디움에서는 더위를 날려버리는 공포 코드를 더한 이색 마라톤대회 '좀비런 서머페스티벌'이 열렸다. 200여 명의 좀비들을 피해 뛰어다니며 30분간 4개의 미션을 수행하는 이 행사에는 3천500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 땀을 뻘뻘 흘리며 열대야를 이겨냈다. 좀비런에 참가한 대학생 김모(21) 씨는 "덥다고 에어컨 바람 앞에만 앉아 있기는 아쉽다. 오히려 땀을 잔뜩 흘려서 집에 가면 열대야를 잊고 잠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서편 광장 일원에서는 약 1천500명의 시민들이 아마추어 밴드, 댄스 동아리가 공연을 펼치는 '2016년 생활문화예술페스티벌'을 관람했다.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기 위해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권석우(44'경북 경산) 씨는 "밤에 여기서 공연도 보고 하니 더위가 싹 가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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