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8년 만에 퍼즐 맞춘 양궁 전종목 석권

구본찬 양궁 남자 개인전 금…5세트에서 1점차로 승리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의 구본찬이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양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의 구본찬이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양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깔끔하게 넘긴 머리에 시원스러운 인상의 한국 궁사가 연거푸 힘차게 활시위를 당겼다. 그는 초반 연거푸 10점 만점을 기록했으나 프랑스 궁사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두 세트를 먼저 빼앗겼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지켜보는 관중이 더 긴장할 정도로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 두 궁사가 한발 한발 쏠 때마다 관중석에선 커다란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마지막 세트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 양궁 종목의 마지막 금메달도 '신궁(神弓)의 나라' 한국의 몫이었다.

구본찬이 13일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모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을 7대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물리치고 시상대 정상에 섰다. 이에 따라 구본찬은 장혜진과 함께 나란히 2관왕 자리에 올랐다.

구본찬은 금메달을 따기까지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야 했다. 세계 랭킹 1위 김우진(24'청주시청)이 32강, 이승윤(21'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8강 토너먼트에서 탈락한 가운데 홀로 남은 구본찬은 8강과 4강 모두 슛오프(선수들 성적이 동점으로 끝났을 때 승자를 가리기 위해 추가로 활을 쏘는 것)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어렵사리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브래디 엘리슨(미국)과의 4강전은 구본찬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지난 5월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진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기 후 구본찬도 결승까지 가는 길이 힘겨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남자 선수 3명 중 내가 슛오프에 가장 약하다"며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후회가 남지 않는 시합을 하자고 생각하면서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고 했다.

결승전도 쉽지 않았다. 1세트에서 3연속 10점을 기록하는 등 두 세트를 먼저 따내며 가볍게 금메달을 거머쥐는 듯했다. 하지만 발라동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접전이 이어지면서 3세트를 29대29로 비겼고 4세트는 28대29로 내줬다.

메달 색깔은 마지막 5세트에서야 결정됐다. 5세트에서 27대26, 1점 차로 금메달을 확정 지은 구본찬은 박채순 감독과 함께 관중을 향해 큰절을 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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