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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참여마당] 수필-만사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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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경(상주시 신봉학마루1길)

식품회사에 다니는 남편은 늘 아침 일곱 시 땡 치면 집을 나선다. 그러니 아침 챙겨주는 난 다섯 시 삼십 분에 일어나야 한다. 아이들 역시, 같이 자고 있던 엄마가 옆에 없으니 귀신같이 알고 따라 일어난다. 그리고 저녁엔 아빠하고 놀다 잔다고 저녁 늦게 퇴근하는 아빠를 기다려 놀다 잠자리에 드니 아이들도 피곤한지 자주 보챈다.

그러나 삶이 이런 것이거늘 하며 다들 말없이 참아왔다. 그런데 날씨도 갑자기 더워졌고 거기다 감기까지 걸린 남편이 지난 토요일엔 놀자고, 책 읽어달라고, 숫자 공부하자고 조르는 큰아들을 귀찮다며 밀어냈다. 그 모습을 보니 서운하고 화가 났다. 속으로 뭐 자기만 피곤한가. 나도 피곤하다. 아들아이 둘에 집안 살림, 거기다 새벽밥, 밤참 같은 저녁 챙겨주기는 쉬운가.

하루종일 하도 종종걸음을 쳐 내 발바닥은 온통 굳은살인데, 그래도 난 웃음꽃 피는 우리 집을 만들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데, 아들을 귀찮다고 밀어내? 했다.

그러나 속상하다고 종일 퉁퉁 부어 있을 수만은 없는 일, 한발 물러서기로 하고, 일요일엔 늦잠까지 푹 자라고 아이들을 조용히 놀게 했다.

푹 자고 나온 남편, 큰아들을 불러 동화책을 읽어준다. 피곤한데 더 쉬지 그러냐고 하니 푹 잤더니 좀 낫네 하며 겸연쩍어한다.

그래 내가 먼저 한발 물러서서 배려하길 잘했어. 이러니 만사형통이잖아 하고 나 스스로 대견해했다.

내가 평안하려면 나를 중심으로 사방을 편안하게 해 놓는 게 최고다. 동으로는 남편, 서로는 자식, 남은 부모, 북으로는 이웃사촌. 아~ 이제는 좀 살맛이 난다란 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온다. 인생은 몸보다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걸 새삼 또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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