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철수 제3지대? 우린 非패권지대"

김종인·정의화·윤여준 광화문 회동…金 "대선 잠룡들 가상적인 인물뿐"

정의화 전 국회의장(오른쪽부터)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하는 모습이 거울에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제3지대'를 둘러싼 논의가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23일 광화문에서 회동했다.

이날 모임은 최근 '대선주자 플랫폼'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김 전 대표와 여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돕고 있는 윤 전 장관의 '의기투합'이라는 점에서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등 양극단을 제외하고 중간지대에서 뭉치자는 정치권 내 '제3지대론'과 맞물려 주목됐다.

여기에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만들어 세력을 규합하고 있는 여권 비주류인 정 전 의장까지 합류하면서 여야를 넘어선 정계개편에 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조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도 확실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저 가상적인 인물들만 자꾸 떠오르고, 상황이 그렇다"면서 현재 잠룡 그룹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라는 말은 안 쓴다. 비패권지대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안철수가 자꾸 자기가 제3지대라고 하니까 헷갈려서 안 된다"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 제3지대론과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장도 모임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는 비패권지대라고 했고, 나는 '정상지대'라고 했다"라면서 "나는 지금의 양 극단을 비정상적으로 보는 사람이고, 그러니 정상지대 또는 비패권지대를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1시간가량 이어진 조찬은 '21세기 대한민국 국부론'의 저자인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의 주도로 만들어진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으로도 모임을 계속하면서 대한민국 미래 설계를 위한 구상들을 함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전 의장은 "제2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다. 어차피 우리가 대통령을 하려고 이런 것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선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계속 모임을 하려고 한다. 많은 분을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