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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다가구주택 5만여동, 지진에 약한 필로티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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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벽체 없이 기둥으로 지탱…주민들 "지진 고스란히 느껴"

대구시내 일부 원룸과 다세대주택들이 주차할 공간을 남기기 위해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두는
대구시내 일부 원룸과 다세대주택들이 주차할 공간을 남기기 위해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두는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로 지어져 지진에 가장 취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오후 남구 대명동에 밀집한 필로티 구조의 원룸주택.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경주 강진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가구'다세대주택이 지진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가구'다세대주택 중 상당수가 충격에 약한 '필로티 구조'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필로티 구조는 1층 벽체 없이 기둥으로만 하중을 견디기 때문에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대구 도심에 건립된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5만7천 동에 이른다. 이 중 상당수는 필로티 구조다. 필로티 구조는 좁은 공간에 법적 허용 기준에 맞게 주차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건축비 부담이 적다. 건축업계는 최근 수년간 도심에 건립된 다가구'다세대주택 중 80~90%는 필로티 구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필로티 구조 건축물의 안전성이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필로티 구조의 건물은 내진 설계를 적용했더라도 하중을 분산할 벽체가 없어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 기둥까지 부실하다면 건물 전체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5층 이하 건물이라면 위험은 더욱 크다. 현행법상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 설계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신경재 경북대 건축학부 교수는 "6층 미만의 필로티 구조 건물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등 부실 설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필로티 구조의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다가구주택 3층에 사는 이모(28'남구 대명동) 씨는 "지난 19일 여진이 왔을 때 집 안에 있었는데 강한 흔들림이 고스란히 몸에 전해졌다"면서 "건물을 버티고 있는 1층 기둥이 무너질까 봐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이 같은 현실은 정부가 자초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의 한 건축업체 관계자는 "주택난과 주차난을 동시에 해결하려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장려하면서 필로티 구조 건물이 유행했다"면서 "내년부터 내진 설계를 2층 이상 건물로 확대한다지만 이미 지은 건물은 어떻게 할지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필로티 구조 건물과 관련된 대책은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지역 내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내진 대책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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