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선수·경찰·법원 직원 낀 불법 도박 3개 조직 45명 적발

대구지검 11명 구속 기소

'조폭에 프로야구선수, 대학생에 법원 직원까지'.

검찰이 불법 사이트와 불법 게임장을 운영한 3개 조직을 한꺼번에 적발했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진호)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나 불법 게임장 등을 운영 또는 개입하거나 직접 도박에 참여한 혐의(상습도박,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변호사법 위반 등)로 45명을 적발하고 11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안지만, 불구속 기소

검찰은 해외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대구의 총판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혐의로 A(32) 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고, 투자자인 삼성 라이온즈 소속 프로야구 선수 안지만(33) 등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올 1월부터 3개월 동안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고 대구에 있던 총판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안지만이 해당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투자중개자인 고교 친구 B(33'구속) 씨를 통해 1억6천여만원을 투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지만은 B씨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투자했지만 사이트 개설 초기 적발된 탓에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앞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안지만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자금이 흘러든 정황 등을 수사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7월 이 사건이 알려지자 KBO에 안지만과 계약 해지 승인을 요청했고, KBO는 안지만에게 참가활동 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참가활동이 정지되면 경기는 물론 훈련 등 일체의 구단 활동에 참가할 수 없다. 해당 기간 보수도 받을 수 없다.

◆양방베팅, 처음 확인

검찰은 휴학생 등 사회 초년생 10여 명을 고용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 '양방베팅' 도박을 시킨 혐의로 도박사무실 운영자 C(29)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도박사무실 관리자 D(29) 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에게 돈을 받고 도박을 한 휴학생 E(21) 씨 등 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C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동안 대구의 한 아파트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D씨 등 15명을 고용해 1천만~3천만원의 자금을 주고 밤낮에 걸쳐 불법 스포츠토토 '양방베팅'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C씨 등은 매일 10만~30만원의 수익금을 상납받고, 도박에서 돈을 잃거나 도망가는 직원을 둔기로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양방베팅은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동일한 경기를 두고 특정팀과 상대팀 모두에 베팅해 결과에 상관없이 수익을 얻도록 하는 방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양방베팅은 대구에서 새롭게 등장한 불법 스포츠토토 형태"라며 "승패를 불문하고 돈을 딸 수 있을 것이란 환상에 빠져 양방베팅을 하지만 결국 배당률이 수시로 바뀌면서 이익을 장담할 수 없게 돼 있다"고 했다.

◆법원 직원, 구속

검찰은 소위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로 전직 경찰관 F(61) 씨와 재판 중이던 게임장 업주에게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법원 공무원 G(46) 씨 등 7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F씨는 지난해 6월부터 약 한 달 동안 제3의 인물인 바지사장을 내세워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G씨는 올 1월 브로커 H(36'구속) 씨와 공모해 불구속 재판을 받던 게임장 업주(38'구속)에게 '판사에게 청탁해 실형을 면하게 해 주겠다'며 로비자금 명목으로 1천만원을 받아 가로채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H씨의 도피를 종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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