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지 수호" 원불교, 국방부 앞 무기한 연좌농성

사드 성주골프장 배치 반대, 이달 광화문광장 집회 추진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이하 롯데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가운데 김천시민들과 원불교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롯데골프장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된 30일에는 빗속에도 1천 명이 훌쩍 넘는 김천시민들이 김천역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특히 20, 30대가 집회를 주도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1천500여 명이며 이 중 20, 30대가 400여 명, 40, 50대가 350여 명으로 젊은 층이 집회의 추축을 이뤘다. 김천시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집회는 비가 내린 개천절 연휴에도 계속됐다.

촛불집회 만으로는 김천시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을 정부에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민들은 사드 배치 반대 밴드를 통해 집단 혈서 쓰기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 중에는 경부고속도로 점거 농성 등 강력한 시위 수단을 이용해 김천시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방부가 김천시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린 만큼 앞으로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롯데골프장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종교계 발발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종교인평화회의(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천도교'유교'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개 종교 협력기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원불교 성주성지는 보호돼야 한다"며 "롯데골프장은 '평화의 성자'로 존경받는 원불교 정산 송규 종사의 생가터와 접해 있어 많은 종교인에게 소중한 지역이다. 사드 배치의 효용성을 논하기 전에 인류적 가치가 충분히 숙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원불교의 강력한 반발은 국방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원불교 대책위)는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행부와 일반교당의 교무, 교도들이 참여해 매 시간마다 기도를 하는 무기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원불교 대책위는 "원불교인들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의 법인정신으로 정부의 부당한 결정에 맞서 단호하게 맞서나갈 것"이라며 "'평화의 성자'가 나신 성스러운 은혜의 땅에 신냉전 체제의 도화선이 될 사드 배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뜻이 관철될 때까지 연좌농성은 무기한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원불교 대책위는 이달 중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만 명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사드가 배치될 롯데골프장 확보를 위해 조만간 롯데와 협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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