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백수라요/ 묵고 노는 백수/ 아무거도 안하고 노는 백수/ 밭 쪼맨한데/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그래도 종다." 이분수 詩 '나는 백수라요'.
까막눈에서 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배워 시를 쓰고, 시집을 내 전국적 유명세를 달리는 칠곡할매시인들이 최근 두 번째 시집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를 출판했다.(사진) 시집 제목은 이분수(75'칠곡 지천면 달서리) 할머니 시 '나는 백수라요'의 본문에서 따왔다.
시집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에는 칠곡군 내 22개 마을의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강봉수 할머니 등 119명이 소박한 일상생활 이야기를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표현한 시가 실렸다.
이번 시집에 13살 때 터진 6'25전쟁으로 가족들이 흩어진 아픔을 사실적으로 노래한 시 '6'25와 집안 난리'를 등재한 김무생 할머니는 "늘그막에 맞이한 행복이 너무 좋다. 내가 글을 배우고 시를 쓰고 그것이 책으로 나왔다. 시집은 볼수록 더 예쁘고,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시집출판 소감을 전했다.
칠곡할매시인들이 지난해 펴낸 첫 번째 시집 '시가뭐고?'는 초판 1천 부가 2주 만에 동이 났고, 현재 7쇄까지 7천500부가 발행됐다.
칠곡군 성인문해교육은 '칠곡늘배움학교'란 이름으로 2006년부터 22개의 마을회관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글학습을 인문학과 연계해 마을별로 연극, 시쓰기 등 특성화된 교육으로 진행해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시로 노래한 칠곡할매들의 살아온 인생이야기는 젊은 세대에게 많은 감동과 교훈을 주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시집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의 일독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낙동강 칠곡보 생태공원에서는 칠곡할매시인들과 백선기 군수, 조기석 칠곡군의회 의장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집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출판기념회와 칠곡늘배움학교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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