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5월 영남고등학교 2학년(15회) 학생 500여 명은 대구 북구 팔달교 인근의 한 야산으로 봄 소풍을 떠났다. 당시엔 대구시내 학교들이 즐겨 찾는 3대 소풍 장소가 있었다. 화원유원지, 수성유원지(수성못), 동촌유원지 등 3대 유원지다. 그런데 이때는 처음으로 팔달교 인근 야산을 봄 소풍 장소로 정했던 것 같다.
대봉동이 집인 나는 이날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친구들과 함께 소풍장소까지 걸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2시간 남짓 걸렸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소풍의 최대 먹을거리는 김밥이었다. 엄마가 정성껏 싸주신 김밥과 또 없어서는 안 될 소풍 음식인 사이다, 삶은 계란과 땅콩을 가방에 담고 처음으로 가본 팔달교까지의 여정은 무척이나 유쾌했었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내가 노래를 부르고 친구인 소성중(사진 맨 왼쪽)과 배상태(사진 오른쪽 두 번째)가 색소폰과 기타를 치는 모습이 담겼다. 소성중과 배상태는 당시 학교 악대부였다. 영남고 악대부는 당시에 실력 있는 유명한 서클이었다. 지금은 작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셨던 이영호(과학'맨 오른쪽) 선생님의 모습이 보인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가수가 꿈일 정도로 학교에서는 '학생 가수'로도 불렷다. 소풍 장기자랑에서 나는 남인수의 '추억의 소야곡'을 멋들어지게 불렀다. 가물가물하지만 그때 상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소풍을 마치고 친구들과 선생님 눈을 피해 몰래 막걸리 뒤풀이를 했었다. 그때, 그 시절이 너무나 그리운 요즘이다.
대구문인협회 특별위원(대구수필가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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