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광버스 속 '술판·춤판' 암행순찰차로 잡는다

지난 2일 오전 11시 5분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왜관~구미 구간. 약 20㎞에 걸친 추격전이 펼쳐졌다. 추격하던 차는 흰색 쏘나타 승용차. 언뜻 보면 일반 승용차였지만 보닛과 앞좌석 문짝에 경찰마크가 붙어 있었고, 뒷유리창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경찰입니다. 교통법규 위반 단속 중입니다'라는 문자가 나오고 있었다. 경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이 단속에 나선 것이다.

추격전이 벌어지기 2분 전, 이 구간을 달리던 경북경찰청 암행순찰팀은 빠른 속도로 차로를 오가며 차량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BMW 승용차 한 대를 발견했다. 이 차량 운전자 이모(31) 씨는 암행순찰팀이 눈여겨보는 동안에도 지그재그 운행을 수차례 반복, 주변 차량 운전자들을 아찔하게 했다. 암행순찰팀은 추격전 끝에 이 씨를 난폭운전 혐의로 붙잡았다.

경찰이 효과적인 교통단속을 위해 도입한 암행순찰차가 전국은 물론, 대구경북권 고속도로 곳곳을 누비고 있다. 난폭'얌체 운전자들을 곳곳에서 적발하고 있는 것.

이번 달에는 단풍철을 맞아 관광버스 안에서 춤을 추는 등의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다음 달까지 경부'중앙'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음주'가무, 안전거리 미확보 등 법규 위반 행위를 단속할 예정이다. 암행순찰차 4대 등 순찰차 16대를 투입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 암행순찰차를 배치한 이후 한 달간 암행순찰차 한 대당 하루에 13.8건을 단속했다. 이는 일반 순찰차의 하루 평균 단속 건수인 8.6건 대비, 60% 많은 수치다.

경북에서도 7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난폭운전 형사입건 93건, 지정차로 위반 1천179건 등 모두 1천643건이 암행순찰차 단속에 적발됐다. 107일간 하루에 15.4건씩 암행순찰차에 적발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암행순찰차는 주로 일반 순찰차가 단속하기 어려운 난폭운전 위주로 단속을 하고 있어 일반 순찰차와 단순 실적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운전자 사이에 암행순찰 소문이 나면서 고속도로 교통법규 위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3월 고속도로 갓길 얌체운전과 난폭운전을 단속하고자 수도권 고속도로에 처음으로 암행순찰차를 도입했다. 암행순찰차는 일반 승용차와 똑같지만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발견하면 경찰 차량임을 표시한 뒤 단속에 나선다.

암행순찰 시행 두 달여간 고속도로 사고는 20% 정도 감소했고, 사망사고는 한 건도 일어나지 않자 경찰청은 지난달 1일부터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11개 고속도로순찰대에 암행순찰팀을 전면 투입했다. 경북경찰청은 현재 2대를 운용 중이며 이달 집중단속에는 경남경찰청에서 2대를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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