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시황 무덤에서 출토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병마용(兵馬俑)의 기원을 둘러싼 영국 BBC 방송이 보도가 왜곡된 것이라는 논란이 중국에서 제기됐다.
최근 BBC방송은 병마용이 고대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 제작됐다고 보도했는데 인터뷰 당사자였던 중국 학자가 자신의 발언이 의도와 다르게 짜깁기됐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9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에 따르면 BBC방송은 기원전 3세기경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시황의 무덤인 진시황릉에 대한 최근 다큐멘터리에서 병마용이 고대 그리스 조각가들의 지도하에 제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소개했다.
이는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처음 여행한 것보다 1천500여년이나 앞선 시대에 동서양의 교류가 있었다는 놀라운 내용인 셈이다.
BBC방송은 중국 서쪽 끝인 신장에서 유럽인 특유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DNA)가 발견돼 진나라 때 서구인이 그곳에 거주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나라와 서방세계가 밀접하게 접촉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동서교류 시점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빨라진다"라는 리슈전 진시황릉 박물관 선임연구원의 인터뷰를 방영하기도 했다.
병마용은 산시성 시안에 있는 진시황릉에서 1km가량 떨어져 있는 유적지로 흙을 구워 만든 8천여 점의 병사와 130개의 전차, 520점의 말의 모형이 있다. 지난 1974년 농민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돼 4개의 갱도가 발견됐으며 아직 발굴되지 않은 유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자존심인 병마용에 대해 이런 방송 내용이 중국 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자 리슈전 연구원이 즉각 BBC방송을 상대로 반박에 나섰다.
리 연구원은 BBC방송이 정작 자신이 말하고 싶은 부분은 빼고 핵심이 아닌 내용을 인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병마용이 서구 문화에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인들에 의해 독창적으로 만들어졌다"면서 "BBC는 서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내 발언을 과장했으며 인터뷰 동안 말했던 핵심 포인트를 무시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중국의 토양, 장인, 전통 장례 문화 등 자연과 문화 환경이 병마용을 만들었다는 게 그가 BBC방송에서 했던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리 연구원은 자기 생각과 정반대인 견해를 피력한 빈 대학의 루카스 니켈 교수의 인터뷰 앞에 자신의 발언을 방영해 마치 자신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호도했다고 반발했다.
니켈 교수는 BBC방송에서 제작진에게 "그리스 조각가가 현장에서 중국인들을 지도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