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틱우먼'이 구미에 온다. 국적을 팀 이름에 밝혀뒀다. 아일랜드 가수다. U2, 엔야, 웨스트라이프 등 아일랜드의 대표 가수들에 비하면 낮은 인지도다. 그러나 아일랜드에서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린다면 누가 개막식 축하 무대에 오를까. 켈틱우먼이 오르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켈틱우먼은 말 그대로 '켈트족 여자'다. 우리로 치면 '고려 여인들'쯤 된다. 한편으론 작명이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민족 이름을 팀 이름으로 짓는 건 의도가 있다. 음악에 민족적 동질감 같은, 일종의 정체성을 녹인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이들의 음악이 아일랜드의 역사를 대변하진 않는다. 악착같이 살아낸 아일랜드에 비해 이들의 음악은 너무도 곱다.
우스개로 2004년 아일랜드 출신 팝페라 가수 4명과 바이올린 연주자 1명으로 결성된 프로젝트팀이었으니 작명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만도 했다. 그런데 이들의 더블린 공연이 미국 PBS 방송을 타면서 시쳇말로 대박을 쳤다. 이들의 활동 시작점이다.
2005년 3월 데뷔 음반은 빌보드 세계음악 차트 1위에 올랐다. 81주 동안이었다. 지금껏 800만 장이 넘는 CD와 DVD를 팔았다. MP3 시대에 거둔 준수한 성적이다.
아쉽게도 10년 전 혜성처럼 등장한 그 멤버들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이후에도 10번 가까이 선수들이 교체됐다. 임신과 출산, 솔로 활동 준비, 장기 해외 공연에 따른 향수병 등이 이유였다.
구미 공연에는 2013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3명의 보컬과 1명의 바이올린으로 구성된 켈틱우먼이 노래한다. 현재 멤버 중 수잔 맥파든은 웨스트라이프 브라이언 맥파든의 동생이다. 누군지 찾아내는 건 관객의 몫이다.
'You Raise Me Up' 'Amazing Grace' 등 21곡을 부른다. 'You Raise Me Up' 'Amazing Grace'는 노래 좀 한다는 가수들이 많이들 불러 유명한 노래다. 켈틱우먼도 아일랜드풍으로 편곡해 부른다. 'Amazing Grace'는 아일랜드 음색을 담은 백파이프에 실려 나온다. 기독교 색채의 노래지만 신심이 없는 누군가가 들어도 좋을 '모두의 노래'로 바꿔 놨다. 나머지 20곡도 '성스러운 노래 같으면서도 자연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때 묻지 않은 탁 트인 곳에서 노래 잘하는 여인들이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을 상상하면 얼추 맞다. 켈틱우먼 팬들은 그래서 이들을 '영혼의 공기청정기'라 부른다.
웬만한 곡마다 들어가는 바이올린이 그들만의 민속 음색을 강조한다. 꺾기가 많은 우리의 트로트 음색과 비슷해 친숙하기까지 하다. 움직임이 많지 않아 다소 정적이다. 오직 노래로 승부한다는 얘기다.
27일(목) 오후 7시 30분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오르는 게 국내 첫무대다. 29일(토) 있을 서울 공연에 앞선 것이다. 입장료는 서울 공연의 절반이다. 서울과 같은 레퍼토리다. 무엇보다 세계 순회공연 중인 실력은 어디서나 같을 것이다. 입장료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문의 054)480-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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