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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최순실 의혹' 정면돌파…한달 만에 첫 입장 표명, 그런데 최순실은?

수석비서관회의서 전면 부인…靑 주도의 재단? "문화체육 지원하려고 기업들 모여 만든 곳"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K스포츠'미르재단 및 최순실 씨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처음으로 밝혀 검찰 수사 등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혀 청와대와 최순실 씨 연루 의혹과의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비록 최 씨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K스포츠재단을 이용해 딸의 독일승마훈련을 지원했다는 의혹 등 그동안 재단과 관련한 의혹제기가 대다수 최 씨에게 집중됐다는 점에서 이날 박 대통령이 불법행위 등을 언급한 것은 최 씨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두 재단에 대해 처음으로 설립 배경과 성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입을 연 것은 두 재단 의혹에 최 씨가 관여돼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지 꼭 한 달 만이다. 이는 최 씨와 재단에 관련된 의혹이 좀처럼 숙지지 않고 오히려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정권 차원의 '비리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무대응에서 정면돌파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청와대 개입 및 본인과의 연루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의 설립 배경에 대해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라며 청와대가 주도한 재단 설립이란 의혹 제기를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지키는 소임을 다하고 제가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어떠한 사심도 없다"며 "심지어 재단들이 저의 퇴임 후를 대비해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며 퇴임 후 대비를 위한 재단 설립이란 일부의 의혹제기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재단에 대한 보완과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앞으로도 제대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이 시작할 때 미비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숙고해서 문화와 어려운 체육인들을 위한 재단으로 거듭나서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처럼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최 씨와 두 재단에 얽힌 의혹, 그동안 밝혀진 정황이 많아 검찰 수사를 통해 권력형 비리로 비화될 조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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