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면 세계가 있다.
아침에 눈 뜨면 당연의 세계가 있다.
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있다.
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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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의 세계는 물론의 세계를 길들이고
물론의 세계는 우리의 세계를 길들이고 있다.
당연의 세계에 소송을 걸어라.
물론의 세계에 소송을 걸어라.
나날이 다가오는 모래의 점령군,
하루종일 발이 푹푹, 빠지는 당연의 세계를
생사불명, 힘들여 걸어오면서,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은
그와의 싸움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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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은 무엇일까? 어느 시인은 당신이 지녀온 세계를 믿고 그 안에서만 살아서 변화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거, 그걸 인정하는 거, 그게 가장 고통이라 했다. 고통은 친절하지 않아서 신비롭다. 삶은 고통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늘 괴로운 거다. 그래서 우리의 세상에는 허튼소리들이 더 많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세상은 허튼소리들을 발판으로 해서 지금까지 왔으니까, 헛소리가 없다면 세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알뿐이니까. 고통은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악마다. 사람들의 마음속은 악마와 영혼이 싸우고 있는 전쟁터니까. 나의 진짜 고통은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은 우리에게 있는 당연한 의심을 지켜보는 일이다. 시인은 소리를 지르는 병을 타고난 사람이다. 겉과 속이 뒤집힌 세상에서는 이해받기 어려운 인물들은 다 허튼소리처럼 들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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