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에 큰 상처 남긴 '국정 농단'

정권 성공 염원이 실망·허탈감으로 변해…박 대통령이 의혹 중심" 착잡함 더 키워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26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현안 관련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정현(왼쪽)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26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현안 관련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정현(왼쪽)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면서 대구경북(TK)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박근혜정부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했고, 또 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염원이 누구보다 간절했기에 TK 민심은 충격과 실망, 분노,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정부를 향해 '무한 사랑'을 보낸 TK 콘크리트 지지층마저도 이제는 애정을 거둬들여야 할 시점인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시도민의 실망감과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순실 씨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이 사실로 확인된 데 이어 새로운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파문은 되레 확산 일로다. 연설문 개입 차원을 넘어 인사와 정책에까지 관여했다는 의혹 보도가 잇따르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능력 상실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각종 의혹의 중심에 박 대통령이 서게 된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TK 지역민들의 착잡함은 더없이 커지고 있다.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명쾌한 설명, 엄정한 조사와 그에 따른 명확한 책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수정(44'주부) 씨는 "말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허탈함이나 배신감 정도가 아니라, 하도 기가 차서 화도 안 난다"면서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한테 문자가 와서 '너거(대구경북)도 (박 대통령에게) 몰표를 준 것에 대해 책임을 느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겠다"고 했다.

윤모(74'달서구 송현동) 씨는 "하루 종일 관련 뉴스를 보고 있는데 대통령이 나와서 시원하게 해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주변 사람을 잘못 만나서 이런 사태가 생긴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취업준비생인 이현주(29) 씨는 "요즘 인터넷에는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차라리 친인척 비리라면 한편으로 이해라도 갈 텐데 너무 황당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TK 시도민은 정치권이 국정'인적쇄신과 함께 민생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3, 24일 이틀간 진행한 정당 지지도 정기 설문 조사(전국 성인 남녀 1천68명)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전주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25.8%를 기록했고,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은 36.3%에 그쳤다. 이는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전이어서 지금 조사를 한다면 20% 벽도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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