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면서 대구경북(TK)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박근혜정부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했고, 또 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염원이 누구보다 간절했기에 TK 민심은 충격과 실망, 분노,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정부를 향해 '무한 사랑'을 보낸 TK 콘크리트 지지층마저도 이제는 애정을 거둬들여야 할 시점인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시도민의 실망감과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순실 씨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이 사실로 확인된 데 이어 새로운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파문은 되레 확산 일로다. 연설문 개입 차원을 넘어 인사와 정책에까지 관여했다는 의혹 보도가 잇따르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능력 상실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각종 의혹의 중심에 박 대통령이 서게 된 상황을 바라봐야 하는 TK 지역민들의 착잡함은 더없이 커지고 있다.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명쾌한 설명, 엄정한 조사와 그에 따른 명확한 책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수정(44'주부) 씨는 "말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허탈함이나 배신감 정도가 아니라, 하도 기가 차서 화도 안 난다"면서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한테 문자가 와서 '너거(대구경북)도 (박 대통령에게) 몰표를 준 것에 대해 책임을 느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겠다"고 했다.
윤모(74'달서구 송현동) 씨는 "하루 종일 관련 뉴스를 보고 있는데 대통령이 나와서 시원하게 해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주변 사람을 잘못 만나서 이런 사태가 생긴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취업준비생인 이현주(29) 씨는 "요즘 인터넷에는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차라리 친인척 비리라면 한편으로 이해라도 갈 텐데 너무 황당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TK 시도민은 정치권이 국정'인적쇄신과 함께 민생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추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3, 24일 이틀간 진행한 정당 지지도 정기 설문 조사(전국 성인 남녀 1천68명)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전주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25.8%를 기록했고,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은 36.3%에 그쳤다. 이는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전이어서 지금 조사를 한다면 20% 벽도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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