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긴급보수 후 내진설계 '땜질 공사'

이달 개관 후 내년에 다시 공사 "이용객 불안·예산 낭비" 지적

지난 9월 경주 지진에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천장 마감재(석고보드)가 떨어져 구멍이 나 있다. 배형욱 기자
지난 9월 경주 지진에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천장 마감재(석고보드)가 떨어져 구멍이 나 있다. 배형욱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경주 지진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이 긴급공사에 들어가면서 포항은 문화 암흑기에 들어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수공사는 임시방편일 뿐이어서 앞으로 내진공사까지 진행된다면 암흑기는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지난 9월 규모 5.1, 5.8 두 차례의 강진에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972석)과 로비의 천장 마감재(석고보드)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또 화재 발생 시 무대와 객석을 분리하는 소방시설 방화막이 손상됐고 철구조물도 떨어져 기능을 잃었다.

대공연장의 안전이 위험해지자 포항시는 이번 달까지 예약됐던 15개 공연 일정을 일제히 중단했다. 대공연장 외 소공연장과 전시장'야외전시장은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회관 건물을 찾는 이용객들은 현재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지진 피해로 진행되고 있는 공사가 '땜질식'이라는 것이다. 시는 3억5천만원을 사업비로 잡고 이 중 1천300만원을 들여 설계용역을 거친 뒤 2억여원 규모의 보수공사를 26일부터 시작했다. 공사 완료 시점은 다음 달 말까지로 잡고 있으며, 석고보드 해체 및 철거공사'가설공사'수장공사'칠공사와 방화막 교체공사가 차례로 진행될 예정이다.

더욱이 이번 긴급보수공사가 끝난다고 해도 앞으로 내진 공사가 한 차례 더 남아있다는 점도 문제다. 시는 내년도 건축물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규모 6.5 지진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공사는 긴급공사와는 달리 장기간에 진행돼야 하며, 이 기간 대공연장 이용은 또다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

대공연장을 대관했던 A단체 관계자는 "대관을 취소하면서까지 진행되는 공사가 이렇다면 공사가 끝난 다음에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겠나"라며 "한 번에 제대로 된 공사를 진행해야 이용객 안전을 확보하고, 예산낭비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 번에 모든 공사를 진행하면 좋겠지만, 20년도 더 지난 노후 건물이다 보니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며 "일단 긴급보수공사를 거친 뒤에 정밀진단을 해 내진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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