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지역大 시국선언 물결…포스텍 개교 이래 첫 가세

경북대·영남대·한동대…"땀으로 쌓은 민주주의 파탄"…박 대통령 하야·최순실 심판

31일 낮 경북대 본관 앞에서 재학생과 교수 등 400여 명이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시국대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31일 낮 경북대 본관 앞에서 재학생과 교수 등 400여 명이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시국대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권력을 개인에게 양도한 정권과 대통령은 국민의 믿음을 배신하고 헌법을 유린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대학생들의 시국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 무관심 세대로 불리던 대학생들의 잇단 시국 선언 동참은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논란뿐 아니라 딸 정유라 씨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 불거지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경북대에서는 31일 오후 본관 앞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대학생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당초 100여 명이 모일 예정이었으나 대회가 시작되자 동참한 인원이 갈수록 늘어났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연일 터지는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에 허탈할 뿐 아니라 최 씨뿐 아니라 딸까지 온갖 특혜를 누렸다는 데 대다수 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지난달 28일 10여 명의 학생회 대표단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영남대에서도 31일 '시국선언단' 소속 학생 10여 명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SNS를 통해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참가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교육대도 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자보를 교정에 붙인 데 이어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이며 계명대에도 31일 교내에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었다.

국내 대표 이공계 대학인 포스텍 학생들도 시국선언 물결에 가세했다. 포스텍 학생들이 현 정부에 대해 비판 입장을 표명한 것은 개교 30년 이래 처음이다.

포스텍 총학생회는 이날 교내 대강당 앞에서 시국선언을 열고 "현 사태는 대한민국이 피와 땀으로 한 단어씩 쌓아 올린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학도라는 변명으로 시국을 외면하기보다는 용기를 내 학생들이 외치고자 한다"며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을 모두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한동대 총학생회도 효암 예배당 앞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을 포기하고 국민을 농락한 박 대통령과 정권은 당연히 심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31일 오후 7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는 정의당 주최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1인 발언'을 이어갔지만 참가자들은 30여 명에 그쳐 서울과 부산 등 타 도시의 촛불 집회 열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이 대구인 영향 등으로 타 도시와는 촛불 집회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며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때까지 집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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