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라이온즈 지원 축소…최순실 모녀 때문?

최순실의 국정 농단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계에까지 그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그의 딸 정유라가 승마 선수이고, 삼성전자가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맡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면서 프로야구 명가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지원 축소와 이에 따른 성적 부진도 그들 부녀 탓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거액을 낸 사실이 밝혀졌다. 더구나 최순실이 이렇게 모인 기금을 빼돌리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삼성만 해도 미르재단에 125억원, K스포츠재단에 79억원을 냈다. 자생력 강화를 내세우며 야구, 축구, 농구, 배구단을 제일기획 산하로 이관하고 테니스와 럭비팀을 해체하는 등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도 두 재단에는 거액을 지원한 것이다.

특히 삼성은 최순실 모녀가 대표로 있는 스포츠 컨설팅 업체 '비덱스포츠'에 35억원을 보냈다. 이 돈 중 일부가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말 '비타나V'를 사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현되진 않았으나 삼성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정유라가 출전하는 마장마술에 186억원을 지원키로 약속한 적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는 삼성전자다.

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을 두고 최순실 모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그룹이 스포츠에 대한 투자 자체를 줄이면서도 그들을 지원하니 야구 등 다른 스포츠팀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라이온즈는 주축 선수를 잡는 데 실패한 데 이어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고 7년 만에 가을 야구를 구경만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인터넷상에선 이와 관련해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승마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를 외면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정도로 인기 스포츠냐', '정유라에게 말을 사주려고 야구 명가가 수모를 당하는 데도 내버려둔 거냐', '정유라를 챙기는 대신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최형우와 차우찬을 붙잡지 않을 심산이었느냐"는 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야구계 인사는 "라이온즈의 부진과 최순실 모녀 사건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삼성 그룹이나 삼성전자 규모를 생각하면 최순실 쪽으로 흘러간 돈이 기업 운영에 부담이 갈 만큼 큰 규모라고 하기도 어렵다"면서도 "요즘 시국이 얼마나 어수선하면 이런 말까지 나올까 싶어 씁쓸하다. 일단 라이온즈는 적절한 투자로 성적을 끌어올려 명예를 회복하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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