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이 닥치면서 최근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00만 명 가까운 관광객이 사라져 버린 천년 고도 경주가 희망을 찾아냈다. 매일신문이 5일 경주에서 주최한 '2016 함께 걷는 경주 왕의 길' 행사에 전국 각지는 물론, 외국인들까지 더해 2천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몰린 것이다.
경주시민들이 모두 느낄 만큼 이날 경주에는 모처럼 활력이 돌았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참가자들에다 외국인 50여 명까지 이 행사에 동참했다.
독일에서 온 사브리나(22) 씨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신라 왕들이 이런 곳에서 살았다면 정말 행복했을 것 같다. 강진의 고통을 털어내는 행사가 됐다는 의미도 더해져 이곳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월정교가 특별 개방되면서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원효대사와 신라 무열왕 딸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있는 월정교는 고대 교량 축조법과 토목기술을 보여준다는 행사 주최 측의 설명에 모든 참가자들 발길이 일제히 멈췄다.
김정주(44'대구) 씨는 "선조들의 놀랍고 아름다운 솜씨를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며 "마지막까지 잘 복원돼 경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걷기 여정의 마지막은 첨성대였고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강진으로 침울한 경주 시민들을 위로하는 뜻에서 '안'전'경'주'위'기'극'복'이라는 문구 속 공간에 직접 지장을 찍었다.
한편 경주는 지난 9월 12일 강진 여파로 관광객이 지난달에만 예년에 비해 100만 명 이상 줄어들면서 사상 최악의 상황이었다.
경주시'경주시 숙박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 1개월 동안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이 내외국인을 합쳐 70만8천965명에 불과해 169만8천178명이 방문한 지난해보다 100만 명이나 줄었다. 올해 관광객은 지난해의 42% 수준에 머물렀다.
최양식 경주시장 등 경주시민들은 "왕의 길 행사가 경주를 일으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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