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330℃서 구워 백자 위에 재현한 전통 수묵화

30일까지 카사 드 벨라 오만철展…흙 판에 붓으로 그림 그려

오만철 작
오만철 작 '반추'(反芻)

'도자회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오만철 작가의 초대전이 카사 드 벨라(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 2층)에서 열리고 있다. 오 작가의 도자화는 한 폭의 수묵화처럼 보이지만 한지에 그린 게 아니라 가마에 불을 지펴 도자기로 구워져 나온 그림이다. 화선지나 캔버스 대신 흙 판에 붓으로 그림을 그린 뒤 구워낸 것으로 백자 위에 청화, 철화, 진사안료로 전통 수묵화의 기품을 재현한 것이다. 사진으로 보면 일반 동양화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농담, 번짐, 스밈이 수묵담채화 특유의 발묵(潑墨: 먹물이 번지어 퍼지게 하는 산수화법) 효과를 살려내고 있다. 일반 도자기가 1천250℃에서 초벌과 재벌, 삼벌을 거쳐 구워진다면 그의 도자회화는 1천330도의 고온을 견디고 나온다.

'흙질, 붓질, 불질'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오 작가는 주병과 다완, 석장승 등을 모티브로 한 반추(反芻) 시리즈와 주변 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자화를 선보인다. 카사 드 벨라 김여원 씨는 "우리 전통의 가치를 살펴볼 수 있게 하는 작품으로 '그림 같은 도자' '도자 같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작가는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도예(단국대)와 고미술감정(경기대)을 공부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호주, 영국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도자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30일(수)까지. 053)621-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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