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견해 표명을 유보한 채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 발행된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된 트럼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특정인이나 정치가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정치인들의 행위가 빈자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과 고통을 줄지에 관심을 가질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현재 자신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난민과 이민자들이라며 "우리는 분열의 벽을 낮추는 한편 불평등을 줄이고, 자유를 증진하는 것을 가능케 할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불평등이야말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큰 죄악"이라며 "우리 모두는 이에 대항해 싸워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평등이 지배하는 사회는 공산주의 사회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은 종종 나를 공산주의자 같다고 이야기하곤 하지만 예수는 빈자와 약자, 소외된 사람들이 결정권을 가진 사회에 대해 설파했다"고 답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올해 초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을 방문했을 때 공화당 대선 후보이던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 것에서 드러나듯 트럼프 당선자와 세계관이 크게 달라 향후 교황청과 미국의 관계는 매끄럽지만은 않을 것으로 이탈리아 언론은 예상하고 있다.
교황은 당시 멕시코인들을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트럼프의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자 "장벽을 설치하는 사람은 참된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종교 지도자가 누군가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교황은 미국 대선을 1개월 여 앞둔 지난 달에는 "선거는 미국민의 독립적인 권한이므로 선거운동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약을 잘 연구하고, 기도하고, 양심껏 선택하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교황은 이날 세계 22개 나라에서 온 노숙자와 소외 계층 약 4천 명이 참석한 바티칸 일반 알현에서도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표명했다.
교황은 어려움 속에서도 존엄성을 잃지 않은 노숙자들을 칭찬하며 "가난한 사람을 보고도 돕지 않고 외면하는 기독교인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한다. 우리는 모두 형제이기 때문에 연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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