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송 걸리고 시설 보수도 안돼…학생만 피해 보는 경북대 기숙사

운영업체, 학교와 갈등으로 파행…'기숙사 폐쇄' 협박성 발언 물의

경북대 생활관(민자기숙사) 운영업체가 경북대 측과의 갈등으로 기숙사를 파행적으로 운영해 애꿎은 학생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업체가 소송을 통해 제2차 기숙사 설립에 제동을 건 데 이어 시설보수 비용도 학교 측에 떠넘기면서 보수 등을 제때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북대는 최근 열린 '2016년 3/4분기 BTL생활관 성과평과회의'를 통해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북대금오공대생활관서비스㈜'가 시설 유지 보수 지연 등을 이유로 C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운영비의 20%가 삭감됐고 업체는 이에 반발, 시설 보수 등을 미루고 있다.

앞서 운영업체 최대주주인 보선건설은 경북대 2차 기숙사 건립사업 선정에서 탈락한 데 반발해 사업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2차 기숙사 건립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한 평가위원은 "기존 건물 보수 비용은 당연히 운영사가 지출해야 할 부분이지만 학교에 책임을 전가해 각종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운영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제2차 기숙사 건립도 소송을 통해 막아서니 학내에 이 업체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업체 관계자가 공식 회의석상에서 '기숙사 폐쇄' 등 협박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기숙사 학생들에 따르면 성과평가회의석상에서 보선건설 고위 관계자가 학생을 비롯한 운영평가위원들에게 "법정에 가면 자동으로 기숙사 운영이 중단된다. 학생들은 나가서 공부하고 밖에서 사 먹으라. 굳이 맛없는 밥을 왜 먹나?" 등 발언을 했다.

일각에선 성과평가위원에 몇몇 보선건설 측 인사가 선임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또 다른 평가위원은 "업체 관계자가 평가위원으로 3명이나 참석하다 보니 회의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며 "시설 보수가 안 돼 난방이 지연돼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만큼 업체 측이 즉시 개선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보선건설 관계자는 "회의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다 보니 발언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 실제로 기숙사 문을 닫는 건 불가능하다"며 "학생들을 위한 비용이니 업체에만 전가하지 말고 학교 측에서도 비용을 부담해 달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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