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니어체험관' 둘러보기

청소년 "노인 불편 체험해보니 배려 알게 됐죠"

대학생들이 대구시니어체험관 3층 전시체험존에서 노인생애체험을 하고 있다. 이들은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특수 체험복을 입고, 휠체어를 타는 등 노인들의 불편한 거동을 체험하고 있다. 정욱진 기자
대학생들이 대구시니어체험관 3층 전시체험존에서 노인생애체험을 하고 있다. 이들은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특수 체험복을 입고, 휠체어를 타는 등 노인들의 불편한 거동을 체험하고 있다. 정욱진 기자

대구 동구의 동대구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가면 '대구시니어체험관'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고령화사회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의 각종 문제점을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대구시, 대구보건대학이 힘을 합쳐 만든 곳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인구 부양비 부담, 세대 간 갈등 등의 문제점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

대구시니어체험관 서현규 관장(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 교수)은 "대구시니어체험관은 고령화에 대비해 고령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고령친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0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서 관장은 또 "5층 규모의 체험관에는 노인 관련 제품 전시 및 체험, 문화활동, 실버업체 등 다양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면서 "연평균 약 6만여 명의 국내외 방문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시니어체험관으로선 국내 최초이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노인들의 일상 체험

지난 7일 대구시니어체험관 3층 전시체험존. 20여 명의 대학생들이 노인생애체험을 하느라 분주했다. 팔꿈치와 허리, 무릎의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특수 체험복을 입은 여학생, 휠체어로 과속방지턱을 넘으려 끙끙대는 남학생, 백내장과 녹내장을 체험할 수 있는 안경을 착용한 학생 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면서 고통을 하소연하는 신음 소리를 연발했다. 연신 땀을 닦던 이들은 어르신의 불편함을 고려해 설계된 어르신 주거공간으로 옮겨 안전손잡이, 보행보조차, 지팡이 등을 직접 체험했다. 여대생 신슬기(22) 씨는 "친구들이 몸을 압박하는 옷을 입고, 휠체어를 타는 광경이 신기했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너무 힘들더라"면서 "걷는 것은 물론, 변기나 소파에 앉는 것조차 힘들었다. 어르신들을 왜 배려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800여 종 노인용품 전시

전시체험존의 또 다른 볼거리는 고령친화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는 점이다. 영국, 일본 등 고령친화산업이 선진화된 세계 10여 개국에서 생산된 보행보조기, 건강'의료용품, 목욕용품, 침구용품, 가사용품, 주거설비용품 등의 첨단 노인복지용품과 국내 우수 고령친화제품 800여 개 품목이 모여 있는 것. 보행보조차, 안전손잡이, 전동조절변기, 양손컵, 독서확대기, 낙상방지 모니터링, 보행훈련기, 가상운전체험실, 보행보조지팡이, 천장형 리프트 등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실버용품도 볼 수 있다.

◆어르신 종합복지 명소

대구시니어체험관 4층에는 이곳이 자랑하는 시니어라이프교육원(표 참조)이 자리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신체'정신'사회적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증진'여가활동'복지문화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기공체조, 헬스, 차밍댄스, 요가, 노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려 많은 어르신들의 참여율이 높다.

이 중 건강증진 과정의 대표 프로그램인 시니어 헬스장은 어르신 개별 맞춤운동지도(종합체력평가, 운동시간'강도'횟수 처방)로 진행돼 인기몰이 중이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막아주는 것이 시니어 헬스장의 강점이라고 교육원 측은 설명했다.

최고의 인기강좌는 시니어요가다. 현재 3개 반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체형과 체력에 맞는 각종 도구를 활용해 지겹지 않은 알찬 구성으로 흥미를 키우고 있다. 여가활동 프로그램으로는 노래교실, 차밍댄스 등이 있다.

또 어르신들의 상식과 정서 함양을 위한 복지문화 프로그램으로 ▷건강특강(어르신을 위한 주요 건강정보 제공'월 1회) ▷시네마천국(어르신을 위해 엄선된 명화'월 1회) ▷한지교실(치매예방 위한 컵받침, 손거울 등 만들기'월1회) ▷건강관리실(손마사지, 발마사지, 등마사지 등 제공'상시)을 무료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체험과 학습, 봉사활동 일석삼조

개관 9년을 맞아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구시니어체험관에는 부모 손을 잡고 체험학습을 오는 어린 학생부터 청소년, 성인,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다. 연평균 약 6만여 명의 국내외 방문객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최근엔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메디시티 대구를 알리는 필수코스로 대구시니어체험관이 떠오르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니어체험관은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된다. 사전 예약은 필수. 예약은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053-740-1100) 접수 또는 홈페이지(www.dgscc.net)를 통해 하면 된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며, 생애체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5명 이상의 방문객이 함께 예약을 해야 한다. 1시간 30분가량 체험관과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면 수료증과 함께 2시간 봉사활동시간까지 얻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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