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촛불집회 동네로 찾아갑니다" 정의당 주택가 집회 호응

동구 율하동 200여명 참석…"아파트 단지 생기고 나서 처음"

지난 12일 오후 7시쯤 대구 동구 율하동 반계공원 주변에는 주민 200여 명이 촛불을 든 채 주택가를 돌며 '박근혜 하야하라'고 외쳤다. 비슷한 시각 서울시청 광장에서 100만 명이 모여 외친 '박근혜 퇴진'에 비할 바는 못 됐지만 도심이 아닌 주택가에서 대통령 하야 목소리가 나오면서 주민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동네 집회는 정의당 대구시당 동구위원회가 주관한 촛불집회였다. 집회에 참가한 박호석(60'동구 율하동) 씨는 "동네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것만 해도 놀라운데 이토록 많은 주민들이 참가할 줄은 몰랐다. 아마 아파트 단지가 생기고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많은 도심보다는 세대가 고루 분포한 주택가가 보수적 성향을 띨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였다"고 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이 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를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이 아닌 주택 골목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집회'로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현 시국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대규모 도심 집회에 참가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찾아 목소리를 담겠다는 것이 골목 집회를 개최한 이유다.

양희 정의당 대구시당 동구위원장은 "서울이나 대구 도심에서만 집회가 이뤄져 마음은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갈 수 없는 주민들이 많아 마을 단체들과 협의해 진행하게 됐다"며 "도시 사람들이 '촌 인심이 다 그렇지' 따위의 얘기를 하는데 이번 집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였다"고 했다.

'찾아가는 집회'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6일에는 대구 북구 구암동 일대에서도 같은 내용의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 지역도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대규모 주거지역이다.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공동위원장은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는 관심 있는 사람들이 주로 참가하는 반면 주민들 생활공간 내에서 이뤄지는 집회는 보다 정확한 민심을 파악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찾아가는 집회'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많은 시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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