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도 다 구속시켜야 해."
정치에 관심 없던 대학 1학년 딸 아이가 한 말이다. 필자는 딸의 과격한 발언에 깜짝 놀라 그 이유를 물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새누리당은 한통속이야." 우리 아이만 그런가 싶어 동료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른 아이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기야 젊은이들만 그런 생각을 하겠는가. 국민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경멸과 혐오, 자체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는 박 대통령의 '시녀'를 자처하며 자기 이익에만 골몰한 패거리로 낙인찍혔다.
친박계는 '최순실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국민의 편'으로 돌아섰더라면 구제 기회가 있었다. 12일 촛불집회 직전까지 박 대통령을 옹호하고 비호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도대체 뇌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친박계의 망언을 살펴보면, 박 대통령과 공범 관계였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JTBC가 지난달 24일 최순실의 태블릿 PC에서 박 대통령 연설문과 회의 자료 등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다음 날 이정현 대표는 이렇게 해명했다. "나도 연설문 작성 전에 친구에게 물어본다." 황당함을 넘어 엽기적이다. 이분에게는 국민은 안중에 없고 박 대통령을 향한 일편단심만 있을 뿐이다.
친박 김진태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를) 직접 사용했다는 아무런 단서도 없는 걸로 세상이 이렇게 시끄럽다"며 "검찰이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분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검사 출신인데도, 진실을 가리는데 앞장서고 있으니 좋은 대학'직장 간판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대구 출신 조원진 의원의 황당 발언도 조롱거리다. "박 대통령이 사교에 놀아난다는데, 이렇게 허무맹랑한 얘기를 막 해도 되는가." "박 대통령이 원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대한민국과 박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달라." 옳은 얘기라고 하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인데, 뭘 몰라도 너무 모른다.
압권은 3일 새누리당 중앙위원회의 성명이다. "박근혜정부와 당원들은 일부 언론의 추측성 보도와 교수들의 시국선언, 야당 등으로부터 나라를 망친 대역죄인처럼 매도당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권도 퇴진시키겠다는 일부 언론사와 야당의 거대한 음모 앞에…." 집권당의 최고 의결기구가 '국민을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쯤으로 여기는 걸 보면 말문이 막힌다.
실정법으로는 이들을 구속시킬 수 없겠지만, '국민정서법'으로는 벌써 여러 번 구속되고 남았을 것이다. 친박계의 수준과 의식구조를 보면 박 대통령이 왜 파멸의 길로 내몰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통령의 비위나 맞추고 앞에서 충성스러운 모습만 보여주고는, 그 뒤에 숨어서 욕심을 채우겠다는 못된 심보를 갖고 있는 이들이 친박의 실체다. 정치권에 최순실이 4'13 총선에서 초선'비례대표의 공천에 깊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친박을 보면 틀린 소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더욱 가관인 것은 여전히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정권 재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13일 친박 지도부는 내년 1월 21일에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는데, 그달 중순 귀국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의식한 일정이다. 반기문 총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해 다시 집권하겠다는 것이다. 반성과 자숙을 해도 모자랄 판에 꼼수나 부리고 있으니 후안무치의 최고봉이다. 아무리 집권이 중요하다고 해도 현재는 시국 수습이 우선이다. 머리에 욕심만 가득 차 있으니 이런 짓거리를 예사로 벌인다.
한국 정치인들이 삼류 수준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친박계는 정말 최악이다. 일말의 양심이 있거나 손톱만큼만 국민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무리를 다음 총선 때까지 3년을 더 봐야 한다니 끔찍하다. 당장 지구를 떠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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