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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대통령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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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와 은폐, 거짓말….'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1976년)은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두 기자가 워터게이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실화다. 두 기자가 닉슨 대통령의 불법행위를 취재하면서 맞닥뜨린 것은 조직적인 방해 공작과 은폐 행위, 거짓말뿐이었다. 주인공들은 백악관과 권력기관의 온갖 압력과 협박을 무릅쓰고, 마침내 대통령의 비리를 파헤치는 데 성공한다.

어디서나 권력자는 쉽게 자신의 자리를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권력자의 양심이나 도덕이란 믿을 것이 못 되고 바랄 수도 없다. 영화에서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자신의 비리를 감추는 데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소송 위협은 기본이고, 국세청이 불시에 워싱턴포스트의 세무조사를 벌이고, 워싱턴포스트가 소유한 케이블TV 허가권을 취소하겠다고 협박한다.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보도되더라도 무조건 발뺌하고 변명한다.

닉슨이 물러난 이유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74년 의회와 대법원이 대통령 집무실에서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할 것을 명령하고, 상'하원 지도부가 탄핵 투표에 합의하고 나서다. 그해 8월 8일 닉슨은 TV에서 사임 연설을 했다. "지금도 임기 만료 전에 떠나는 것을 내 본능은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나는 미국의 이익을 우선해야 합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은 없고, 뻔뻔한 변명 일색이다. 권력자는 끌려 내려와야 그만두지, 스스로 그만두는 법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논의되는 모양이다. 박 대통령이 '2선 후퇴'나 '퇴진'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니 남은 수단은 탄핵뿐이다. 야권이 박 대통령이 순순히 물러날 것이라고 믿었다면 정말 순진하거나 어리석다. 야권이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해 진작에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터인데, 전혀 그러지 못하고 촛불집회 참석자와 같은 구호만 외쳤다.

미국에서도 두 차례 탄핵(1868년 앤드루 존슨, 1999년 빌 클린턴)에 실패했고 한국도 한 차례(2004년 노무현) 실패했다. 그만큼 길고 어려운 과정이어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질까 걱정스럽다. 박 대통령의 성격을 볼 때 끝까지 버티며 임기를 마치려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마음은 닉슨이 퇴임 후 1977년 TV쇼에서 한 발언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은 불법을 저질렀더라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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