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포항 송도와 영일대해수욕장은 영화에서나 본 듯한 모습들을 만나게 된다. 제법 쌀쌀한 날씨지만 요트와 서핑은 물론, 카이트보딩과 워터보드 등 갖가지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동호인들로 포항 앞바다는 장사진을 이룬다.
최근 카이트보딩의 재미에 흠뻑 빠진 천연재(49'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포항을 찾아 주말 내내 보딩을 즐긴다.
"파도와 바람을 이용한 카이트보딩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 좋다."
"특히 포항은 도심과 가까이 있는 바다와 편의시설로 인해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적격이다. 그래서 자주 찾는다."
◆바다로 눈 돌리는 포항
최근 여가가 늘어남에 따라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단순히 눈으로 보는 관광이 아닌 직접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광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레저스포츠가 각광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개의 국립공원 중 해양스포츠 단지 개발에 필요한 바다와 관련된 지역은 한려해상, 서산해안, 다도해 해상, 변산반도 등 4개 지역으로 면적은 2천348.37㎢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는 해양스포츠와 관련된 레저를 위한 바다 개발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동해안 최대 도시인 포항이 '바다'에 주목하고 있다. 포항시는 그동안 바다를 끼고 있는 해안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도시로서의 역할에 주력하느라 바다가 가진 잠재 가능성을 차 순위로 미뤄놓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포항시는 민선 6기 이강덕 시장의 취임과 더불어 바다의 잠재력에 눈을 돌리고 바다를 활용한 물류, 에너지, 관광, 레저스포츠 등 또 하나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평소 "삼면이 바다인 우리에게 바다는 해양 영토이자 경제 영토인 만큼, 진취적인 해양의식을 갖고 바다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미래의 먹거리이자 블루오션인 '바다'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희망적인 가치를 창출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스포츠 천국 포항
포항시는 지난해 세계군인체육대회를 계기로 도입한 요트 30척과 국내 수상 오토바이 프로선수의 70%를 보유하는 등 해양레저스포츠 분야에 있어서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포항시는 해양레저스포츠 분야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관광과 연계한 별도의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 대회 유치를 통해 해양레저스포츠를 별도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포항시는 우선 국가대표 출신의 전문가를 영입, 분야별 교육시스템을 마련하고 단계별 해양레저스포츠 교육을 실시하는 등 기반 조성에 나섰다. 지난 3월 문을 연 '세일요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3주 과정의 초급과정과 중급과정을 마친 수료자가 150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세일요트 트레이닝 수료자를 중심으로 '포항요트클럽'이 결성되었고, 주말마다 열리는 단기과정에 대기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입소문을 통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텍과 한동대 등 포항권 대학을 비롯해 대구와 울산 등의 대학들도 세일요트 트레이닝을 정규수업으로 채택하기 위해 포항시에 협조를 요청해놓고 있다.
김현구 포항시 해양산업과장은 "이 같은 붐을 계기로 포항이 국내 해양레저스포츠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서 내년도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내년부터 공사가 시작될 두호마리나와 형산강수상레포츠타운 등을 거점으로 포항만의 차별화된 해양레저스포츠의 종합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포항시는 수상레저종합보험을 비롯한 전반적인 해양안전대책 역시도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의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될 해양레저스포츠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한편,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인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시험장 역시도 단순 면허시험 과정만이 아니라 인명구조 등 해상안전 프로그램을 보강할 계획이다.
◆변화하는 포항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을 시정목표로 민선 6기를 힘차게 시작했던 포항시는 '창조도시 건설'을 기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사실상 온 행정력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강소기업 육성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고, 더 큰 도약을 위한 연결고리가 될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교통인프라를 갖추는가 하면 지방자치단체로는 유례없는 성과의 기업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간 3조3천47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국가 예산 확보를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큰 동력을 확보하는 등 창조도시 건설을 위한 씨앗을 뿌리고,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이강덕 시장은 철강산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포항만이 가진 지정학적 여건을 십분 활용한 관련 산업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바다'가 있다. 포항의 미래를 먹여 살릴 새로운 먹거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바다를 활용한 해양레저스포츠산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204㎞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청정한 해양자원은 포항이 그 거점도시로 도약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시장은 "경상북도 동해안발전본부의 포항 이전을 통해 포항의 '바다' 자원 활성화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면서 "해양레저스포츠의 산업화를 통해 나라 안팎의 관광객들이 바다를 즐기고, 포항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해양레저스포츠가 또 하나의 산업으로 우리 포항의 도약을 견인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챙겨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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