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앞두고 쌍꺼풀수술을 상담하려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인의 절반은 쌍꺼풀이 있고 나머지 절반은 쌍꺼풀이 없다. 지구 상에서 쌍꺼풀이 없는 민족은 대한민국과 일본, 몽골과 중국인 일부뿐이다. 흑인이나 백인뿐만 아니라 태국 등 동남아인도 쌍꺼풀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은 왜 쌍꺼풀 없이 태어날까?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의 주류가 2만5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를 겪은 북방계이기 때문이다. 원래 지구 상의 모든 인종은 큰 눈에 쌍꺼풀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조상들은 빙하기 때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동시베리아에 자리를 잡았다. 이 때문에 빙하기가 있던 1만5천 년 동안 생존을 위해 우리의 몸이 지속적으로 진화한 것이다.
쌍꺼풀이 있고 커다랗던 눈은 추위에도 얼지 않기 위해 작아지는 쪽으로 진화했다. 쌍꺼풀은 없어졌고, 눈은 점점 가늘어졌다. 또 '몽고주름'이 생기면서 눈 안쪽도 피부로 덮였고, 그야말로 보는 기능만 남을 정도로 눈은 최소화됐다.
눈썹도 얼지 않기 위해 털이 빠지면서 눈썹의 바깥쪽은 없거나 흐린 정도로 남게 됐다. 코는 낮아졌고, 얼고 딱딱한 음식을 많이 먹은 탓에 아래턱, 특히 사각턱 부위와 광대뼈가 발달하고 커지게 됐다.
광대뼈가 커지면서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 자연스럽게 날카로운 눈매를 갖게 됐다. 몸도 표면적을 최소화해 열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팔다리는 짧아지고 몸통이 굵어지는 형태로 바뀌었다. 생존을 위해 눈물겨운 진화를 한 셈이다.
눈물겨운 생존을 위한 진화는 요즘 '아름다움'과는 한참 멀어졌다. 그 덕분에 한국과 일본, 중국 성형외과 의사들은 신이 났다. 그중에서도 외모에 대한 열정이 엄청난 한국에서 쌍꺼풀수술은 성형수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연구해서 발전시키는 한국인의 DNA 덕분에 대한민국의 쌍꺼풀수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했다. 과거에는 잘 어울리는 예쁜 쌍꺼풀을 만드는 것이 수술의 목적이었지만, 요즘에는 눈 뜨는 근육을 조여 눈의 상하 폭을 크게 해주고, 앞트임이나 뒤트임 수술로 가로 길이까지 늘린다. 눈 모양이나 크기를 조절해 눈을 예쁘게 만드는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단 1시간의 수술이면 1만5천 년 동안 이루어진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2만5천 년 전의 모습으로 되돌린다.
쌍꺼풀수술의 효과는 얼굴을 밝고 부드럽게 변화시켜 예뻐지게 한다. 쌍꺼풀이 꼭 있어야 예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진화의 폭이 너무 커 고민하고 있거나 자신의 2만5천 년 전의 모습에 관심이 있다면 성형외과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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