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를 이겨낸 투수 정현욱(38)이 친정에서 야구 인생 제2막을 연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를 거쳐 최근 은퇴한 정현욱(본지 19일 자 12면 보도)이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삼성 출신 박진만, 강봉규도 코치로 합류한다.
정현욱의 은퇴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 18일. LG가 은퇴를 만류했으나 정현욱은 결심을 꺾지 않았다. 삼성은 정현욱의 은퇴 선언 이후 그에게 코치직을 제의했고 정현욱은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정현욱의 보직은 추후 결정될 전망이다.
정현욱은 1996년 삼성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삼성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빠르고 묵직한 공을 앞세워 삼성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수시로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2012시즌 후 정현욱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둥지를 옮겼다. LG에서도 그의 활약은 여전했다. 하지만 2014시즌 도중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아 마운드를 비워야 했다. 수술 후 종합검진에선 위암 선고까지 받아 투병 생활에 들어갔다. 올해 4월 1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암을 이기고 다시 1군 마운드에 섰고 1천43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구단과 팬 모두 정현욱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길 바랐다. 하지만 정현욱은 올해 마운드에 다시 서겠다는 목표를 이뤘다며 미련 없이 옷을 벗었다. 그리고 삼성이 내민 손을 잡았다.
삼성에서 뛰던 시절부터 정현욱은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투수들을 챙기고 다독이며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잘했기 때문.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후배에겐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더구나 암을 이겨내고 공을 던지는 투혼도 선수들에겐 좋은 본보기가 된다. 정현욱이 지도자로 안착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박진만 전 SK 와이번스 코치와 강봉규도 삼성으로 복귀한다. 국내 최고 유격수로 꼽혔던 박진만은 2005년부터 6년간 삼성에 몸담았다. 강봉규는 2000년 두산에 입단, 2006년 시즌 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선수로 활약해왔다. 올 시즌엔 독일 베이스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다. 이들의 보직도 정현욱과 마찬가지로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