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먼저" 지방의원 한심한 의전 다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피의자로 규정되면서 온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시'도의원은 한가하게 의전 다툼이나 벌이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네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행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행사에 참석한 경북도의원과 시'군의원들이 의전 다툼을 벌이면서 애꿎은 공무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최근 구미 호텔금오산에서 열린 '경상북도 척수장애인 재활증진대회'에 참석한 구미시의원들이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경북도지사를 대신해 경북도 복지건강국장과 구미부시장, 구미 출신 도의원, 구미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등이 행사 축하를 위해 참석했다.

본 행사가 시작되면서 행사장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경북도 관계자가 내빈 소개를 하면서 지역 출신 도의원을 경북도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장을 겸하고 있는 구미시의회 의장보다 먼저 소개를 했고, 축사에서도 도의원을 먼저 단상에 세웠기 때문이다.

구미시 의원들은 "시의회 의장이 어떻게 일반 도의원보다 의전 서열에서 밀릴 수 있나. 있을 수 없는 일로 의장을 무시한 것"이라며 발끈한 뒤 의장과 시의원들이 모두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또 이달 구미 선산체육관에서 열린 경북도 주관 농민의 날 행사에서도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대다수가 참석하지 않았다. 도지사의 기념사와 구미시장 환영사, 도의회 의장 축사가 예정됐으나, 이날 시의회 의장의 역할이 없었기 때문이다.

구미시와 시의회 관계 공무원들이 경북도 해당 부서에 시의장이 축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고 경북도가 행사 후 오찬 때 건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하자 시의원들은 이에 발끈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 시의원은 "시의원들이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이의 제기를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시의회 의장이 기관장인데 경북도가 주관하는 행사라 해서 도의원을 우선한다면 시 주관 행사에서는 도의원보다 시의원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각종 행사 때마다 의전 서열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듯한 일이 있어 행사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이 곤혹스럽다.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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