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AI, 차단 방역만이 최선

지난달 말과 이달 초,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던 충남 천안 풍세, 전북 익산 만경강 유역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또다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분리됐다. 이달 22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 5개 도에서 13건의 AI가 발생했다. 충북 음성 5건'청주 1건, 충남 천안'아산 1건씩, 전남 해남'무안 1건씩, 전북 김제'익산 1건씩, 경기 양주 1건이다.

전북, 충북, 경기 등 주로 서해안 권역으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전국 가금류 사육농가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감염 증상도 강력하다. 일반적으로 닭이 감염되면 산란계는 산란율이 차츰 떨어지면서 폐사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산란율이 감소할 틈도 없이 곧바로 폐사했다. 이는 확진된 AI 모두 국내에서 처음으로 분리된 H5N6 고병원성 AI였기 때문이다.

AI는 전파가 빠르고 병원성이 다양하다. 닭, 칠면조, 야생조류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된다. 주로 닭과 칠면조에 피해를 주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오리는 감염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름도 다양한데 두 종류의 단백질(HA, NA)에 의해 분류된다. 현재까지 HA는 16종류, NA는 9종류가 보고되어 있어 혈청형에 따라 144종류로 분류(H1∼H16, N1∼N9)한다.

소비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계란, 닭고기, 오리고기의 안전성 여부이다. AI가 발생한 농장에서는 계란을 생산하지 않는다. 발생 위험성이 높은 지역 내(3㎞ 이내)에서 사육하는 닭, 오리뿐만 아니라 종란과 식용란까지도 이동이 엄격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살처분 매몰, 폐기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AI에 걸린 닭은 털이 빠지지 않고 검붉게 굳어지며 죽기 때문에 시장 출하가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 유통되더라도 열에 약한 AI 바이러스는 70℃에서 30분, 75도에서 5분간 열처리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된다. 끓여 먹으면 절대 안전하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닭, 오리고기나 계란 등은 안전하므로 마음 놓고 소비해도 된다.

현재 고병원성 AI 발생은 철새 도래지나 서식지 주변 가금농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역학조사로는 농장 간 지리적'역학적 상관성이 희박한 것으로 파악돼, 철새에 의한 발생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한다. 겨울 철새가 도래하는 이 시기에 닭, 오리를 키우는 농가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를 바라보며 걱정이 태산이다. 그렇다고 철새만 탓하며, 하늘을 원망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경상북도는 지난달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설정했다. 이 기간에 농장 및 출입차량 소독을 강화하고, 축산농가는 관련 모임이나 행사 참여를 자제하는 등 농장별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도내 전체 가금류 사육농가에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농가별 예찰 및 임상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사육농가, 가든형 식당처럼 방역이 취약한 곳은 공동방제단이 매주 방문해 소독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아울러 사전에 AI를 색출해 내려고 종오리나 육용오리 사육농가를 전수조사하고 예찰하기로 했다. 또한 중점방역관리지구 33개소를 지정해 지역 내 가금류 일제 검사를 실시 중이다.

2년 전 축산 종사자의 잘못으로 AI 발생지역 가금이 경북으로 유입돼, 경주에서 닭 54만 마리가 매몰됐다. 이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가금 사육농가는 철저한 소독 등 자체 차단방역활동에 한층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사육 중인 가금에서 AI 증상이 의심되면 방역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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