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대국민 담화에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들은 '퇴진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맹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이들은 이날 담화문에서 무책임한 모습이 계속됐다며 주말 촛불집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진퇴 여부는 본인이 결정해야지 왜 국회에서 결정하는가"라며 "국회는 이미 탄핵소추안을 준비하고 있고, 그것이 바로 '진퇴 문제에 대한 국회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고 총장은 담화에 대해 "국회가 탄핵안을 처리하기 전에 초점을 흐리기 위한 수단으로 발표했다고 본다"며 "대통령으로서 책임지는 모습도 아니고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측은 "거취 문제와 관련해 다 내려놓은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물러나겠다는 것이 아니라 버틴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데 대해서도 발뺌하고 있어 용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또 한 번 국민을 기만하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본인이 주범이라는 것이 다 밝혀지고 더 심각한 범죄가 밝혀지고 있는데도 남 탓만 하고 있으면 누가 납득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진퇴를 국회에 일임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시간 끌기 꼼수라는 것이 너무 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은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적당한 발언을 통해 (탄핵에 대해) 준비할 여력을 마련하려는 것밖에 안 된다"며 "촛불집회 등 행동에는 변화가 없고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시민도 의견을 같이했다. 직장인 임현규(36) 씨는 "일방적으로 국회에 일임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박 대통령이 보여온 것과 마찬가지로 무책임하다"고 일침을 놨다. 직장인 이승기(31) 씨도 "하야를 하겠다는 건지 탄핵을 받겠다는 건지 대통령으로서 최후의 결정마저도 남에게 떠맡기는 허수아비"라고 비판했다. 시민 전모(34) 씨는 "결단하려면 자신이 결단하면 되지 왜 국회에 맡겨 시간을 질질 끄느냐"고 비난했고, 회사원 신모(35) 씨는 "국회에서 진퇴 문제를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하지만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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