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랑스 셰프도 맛에 반한 포항 상옥리 '김장 파티'

포항친환경농산물조합서 추진, 블로그·전화로 김장재료 신청

27일 멀리 프랑스부터 대구 등 여러 지역에서 포항 상옥
27일 멀리 프랑스부터 대구 등 여러 지역에서 포항 상옥 '김장 파티'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배형욱 기자

"무공해 고랭지 배추가 일품인 포항 상옥으로 '김장 파티'하러 오세요."

포항 시내에서도 1시간 넘게 걸리는 청정 시골마을 상옥에서 지난 20일부터 '김장 파티'가 진행 중이다. 포항친환경농산물생산자유통 영농조합법인이 추진하고 있는 이 파티는 참가자들이 인터넷 블로그나 전화로 참가신청을 하면 김장재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는 참가신청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인 28일 현재까지 2만 포기가 예약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 달 말까지 진행되는 행사에 준비된 배추는 6만 포기로, 4만 포기가 남은 상태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행사 참가비를 포함해 김치 40㎏에 40만원이 든다. 하지만 시중가보다 저렴하고, 좋은 재료로 직접 김장을 할 수 있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27일 진행된 김장 파티에 개인'단체 등 60여 명이 찾았다. 어린아이부터 주부'남편 등 참가자들은 미리 소금에 절인 배추와 양념을 가져다 작업대 위에 놓고 김치를 버무리는 재미에 푹 빠졌다. 또 한쪽에 준비된 수육에 갓 담근 김치를 돌돌 말아먹는 맛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대구에서 온 주부 김진영(34) 씨는 "김장 담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 해 본 사람은 모른다. 하지만, 여럿이 김장을 하니 소풍 온 느낌이다"고 했다. 또 프랑스에서 온 셰프도 김치를 담그는 재미와 그 맛에 흠뻑 젖었다. 프랑스 드크레토고 학생 2명과 김장체험을 한 사비에(50) 셰프는 "배추 숨을 죽이고, 양념이 골고루 배도록 하는 방법이 놀라웠다"며 "체험이 아니면 몰랐을 것들이 너무 많았다"고 감탄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직접 담근 김치 외에도 영농조합법인에서 준비한 갓김치 등 각종 김치와 사과, 즉석 두부 등 8가지 선물을 양손 무겁게 받았다.

이번 행사에 사용된 모든 농산물은 현지에서 무공해로 재배됐으며, 특히 배추는 해발 500m 고랭지에서 길러 병충해가 적고 당도도 높다고 영농조합법인 측은 설명했다. 심지어 수육에 사용된 돼지도 상옥 축산농가에서 기른 것이다.

여기다 이 행사는 6차 산업, 즉 김치와 관련된 농산물 생산부터 소비'서비스까지 모두 한 곳에서 이뤄지도록 시스템화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행사기간 동안 주민 10여 명이 고용돼 농촌 일자리 창출 효과도 냈다.

영농조합법인 송강호 이사는 "배추 생산부터 소비와 서비스까지 한데 묶을 수 있는 김장 파티를 더욱 키워, 상옥을 겨울철 김장 마을로 만들어보고 싶다"며 "고랭지 배추로 맛있는 김치를 소풍온 기분으로 담글 수 있는 상옥을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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