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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伊 할머니 117번째 생일…"내 헤어스타일 괜찮니?"

현존 인류 유일의 19세기 출생자이자 공식적인 인류 최고령자인 이탈리아 할머니 엠마 모라노가 11월 29일 117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날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베르바니아의 할머니 자택에서는 고령의 조카 2명과 생활을 도와주는 돌보미 몇 명, 오랜 주치의 등이 모인 가운데 조촐한 생일 파티가 열렸다.

찾아오는 손님을 맞기 위해 이날 오랜만에 단장하며 "내 머리가 괜찮아 보이니"라고 묻고,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등 들뜬 모습을 보인 엠마 할머니는 "117세를 맞이해 기쁘다"고 말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1899년 태어나 3세기에 걸쳐 살고 있는 할머니에게 축전을 보내 평안과 건강을 기원했고, 지역 방송국은 할머니의 생일 파티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할머니의 주치의 카를로 바바는 엠마 할머니가 이빨이 다 빠지고, 시력과 청력을 거의 잃기는 했으나 정신은 여전히 또렷하다고 전했다.

그는 "엠마의 친척들은 모두 장수를 누렸다"며 할머니의 장수 비결로 유전자 외에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엠마 할머니는 실제로 이빨이 남아있던 몇 년 전까지는 닭고기와 소고기를 즐겨먹고, 지금도 매일 계란 2개와 쿠키를 먹는 등 건강한 식단과는 무관한 식사를 하고 있다.

또, 40세이던 1939년 남편과 별거한 뒤 생계를 위해 폐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섬유 공장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나 폐 상태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치의는 "엠마의 식단은 보통 사람이라면 간이 상할 수 있다"며 "엠마는 아마 돌을 먹고 살았더라도 장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치의는 엠마 할머니가 가부장적인 남편에게 구타당하는 등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 끝에 남편과 헤어지는 결단을 내리는 등 강인한 성품을 지니고 있는 것도 장수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엠마 할머니는 헤어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을 영아 돌연사로 잃은 아픈 상처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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