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인, 수습책 제대로 세우겠나" 상인들 분노

이정현·문재인·지역의원 방문…"누가 오든 말든 신경안써" 외면

"여야 정치권 모두 도저히 믿을 수 없습니다."

30일 큰불로 상인들이 실의에 빠진 서문시장. 여야 정치인들이 잇달아 방문하자 피해 상인들은 화재 현장을 지켜보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날 오후 4시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시장을 찾자, 한 상인이 큰 소리로 "이정현 이XX, 이리 와 봐"라면서 욕설을 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이 대표가 방문한 사실을 몰랐으며, 화재 진압 현장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 대표가 시장을 떠나자,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쯤 대구 여야 국회의원들이 서문시장에서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했다. 상인들은 실질적인 대책을 기대하며 회의가 진행된 1시간 내내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 앞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화재 대책에 대해 기대를 하면서도 대구 정치인에 대한 불신감을 격하게 드러냈다.

4지구 화재 피해 상인 김모(46) 씨는 "폴리스 라인에 가로막혀 있어 대구 여야 국회의원들이 온 줄도 몰랐다"면서 "시국도 답답한데 화재까지 당해 하늘이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배모(60) 씨는 "국회의원이 오든 말든 관심이 없다"면서 "나라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제대로 화재 수습책을 세우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오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했을 때도 상인들은 불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상인 김모(44) 씨는 "여당과 야당이 다들 똑같다"면서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에게 허리를 굽히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화재 방지책도 세우지 못한 정치권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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