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화재로 대구경북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화재로 인한 상인들의 피해가 1천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에 원단'원사를 도매로 공급하던 이곳이 마비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지역 소매업의 위축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곳 상인들과 거래하던 소매업체들은 대금 결제, 소재 구입 제동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경북한복협회 이영숙 회장은 "지역 한복업체 대부분은 원단 공장과 직거래할 만큼 한복을 많이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문시장 1지구와 4지구 포목점에 매일같이 들러 한복 원단을 구입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단골 가게를 잃은 한복업체가 많은데, 평소 주문하던 원단의 패턴과 색상을 다시 찾느라 한동안 고생할 전망이다"고 했다. 지역 한 제직업체 대표도 "우리 회사에서 원단을 공급받던 서문시장 업체 한 곳이 피해를 입었다. 비용을 청구하기도 미안하고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자니 우리 경영 사정도 그리 좋지 않아 어떡할지 걱정이다"고 했다.
수성구에서 주얼리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 이곳 주인은 "서문시장 4지구에서 주로 주얼리를 도매로 구입했는데 화재로 도매처가 사라졌다. 원가'제품 질 등의 문제로 물건을 구하기가 마뜩잖다"고 했다.
답답하기는 서문시장 내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불구경'을 하느라 몰려드는 인파는 많지만 정작 뭔가를 사러 오는 손님은 많지 않아서다. 동산상가 상인 최모 씨는 "물가가 오른 탓인지 올 한 해 매상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불이 난 이후로는 손님이 더 줄어든 것 같다. 시장 전체가 찬물을 끼얹은 듯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역 기업인들은 이번 서문시장 화재를 재빨리 극복하는 일이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 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서문시장 지원 대책을 논의하는 이사회를 열고 어떻게 피해 상인들을 도울지 논의하기 시작했다. 섬유업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서문시장을 살려야 지역 경기도 살아날 것이다"고 했다. 대구경영자총협회 관계자도 "서문시장은 서민 경기의 지표이자 대구 경제의 핏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껏 서문시장이 여러 차례의 화재를 겪었음에도 이곳을 꾸준히 되살리고 서문 야시장을 만들며 지역 관광의 중심지로 키워왔다. 가뜩이나 정상적인 국정 운영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만큼 국회에서라도 여야가 힘을 모아 이른 시일 내 복구 및 지원 대책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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