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수 사업자 재공모 차일피일 미루는 울릉군

특정 업체에 밀어주기 의혹, 울를군수 업체 면담도 거부

"삼다수로 큰돈을 번 제주도를 따라해보겠다"던 울릉군의 행보에 파열음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다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울릉군은 2010년부터 '추산 용천수 먹는샘물(생수) 개발 사업'을 해왔다. 추산 용천수는 울릉군 북면 나리 추산에서 나오는 샘물이다. 성인봉과 나리'알봉분지 등에 내린 눈비가 땅속에 스며들었다가 솟아나는 자연용출수로 미네랄과 용존산소가 풍부한 1급수 중의 1급수라는 게 울릉군 측의 설명이다.

울릉군은 생수 개발과 투자 유치, 법인 설립과 관련한 용역을 수차례 하며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개발 허가와 제조업 허가도 받는 등 사업 초기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울릉군이 민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이후 사업 진행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당시 공모엔 국내 대기업 계열사인 A업체와 울릉도 뱃길에 여객선을 운항하는 B업체가 참가했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A업체는 제안서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울릉군은 제안서 평가 이틀 뒤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B업체가 이의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고, 한 달여가 지난 뒤에야 업체에 공문을 보내 "사업자 선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공모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A업체는 결과가 부당하다며 그해 8월 감사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빠른 시일 내에 재공모를 하겠다"는 울릉군의 입장을 A업체가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감사원 심사 청구를 취하,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최수일 울릉군수가 A업체 관계자의 면담요청을 거부해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A업체 측은 "'군수가 바쁘다'는 이유로 2박 3일 일정 중 단 5분 정도의 면담도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군수는 "고의로 피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A업체 관계자를 만난 정성환 울릉군의회 의장은 "업체 관계자로부터 군수가 만나주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들었다"고 했다.

앞서 최 군수는 울릉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월 태풍이 예견된 상황에서 출장을 나간 뒤 강원도 동해의 한 식당에서 심규언 동해시장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 B업체 회장이 동석, 만남의 의미를 두고 논란이 커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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