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만이 길을 걷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인간의 마음은 마음의 길을 걷는다. 그가 걷는 길을 보면 진정한 그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보다는 이웃과 사회를 위해 가치 있고 보람 있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을 보면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대구시 수성구에 자리한 홀트복지관 1층 조리실에는 날마다 봉사자들로 북적인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홀몸노인들께 드릴 도시락과 밑반찬 만드는 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그날그날에 따라 식단표가 정해지고 부식 재료가 배달되어 오면 조리 봉사가 시작된다. 오전 9시부터 조리하여 11시까지 도시락을 싸놓으면 배달봉사자가 도착한다. 두 시간 동안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홀트복지관 사무실의 허경숙 과장은 "밑반찬 조리 동아리가 30여 팀이 됩니다.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라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중에서도 '커피향기' 팀은 60, 70대의 연배로 단합이 잘 되고 행사 때마다 솔선수범하여 궂은일을 도맡아 해줍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커피향기 팀의 최두선(71'대구시 만촌동) 회장은 사랑의 마음이 몸에 밴 분이다. "1990년부터 새마을 봉사단에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홀트복지관에 와서 봉사한 지는 14년 정도 되었습니다.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과 두 아들의 지지 덕분에 봉사할 때마다 힘이 납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이 우리 팀의 조리 봉사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조리뿐만 아니라 알뜰바자회와 비누 만들기, 다른 행사장에서 비누 만들기체험 부스를 마련해 시민들과 함께 어울림의 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도시락을 120여 개까지 장만했는데 요즘은 70개가 조금 넘는다고 한다. 조리실에 들어오면 곧바로 쌀을 씻어 안치고 국거리를 준비한다. 겨울철에는 주로 어묵국과 쇠고깃국을 끓인다. 반찬은 당일에 후원품이 들어오면 즉석에서 메뉴가 추가되기도 한다.
커피향기 봉사자들은 한결같은 마음을 가졌다. 식재료를 정성껏 다루고 깨끗하게 도시락을 장만하면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시지 않겠느냐고, 어르신들이 오가며 급식소에 들러 잘 먹었노라고 말씀을 하고 가면 그렇게 마음이 뿌듯할 수가 없단다.
봉사를 마치고 11명의 팀원끼리 마시는 한 잔의 여유로운 커피와 그 향기가 좋아서 커피향기로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최두선 정은주 강태순 임상연 정순옥 천덕순 송명희 김영화 황정숙 김외선 임인숙 씨한테서 향기가 난다. "우리는 다달이 개인당 3천원씩 갹출해 연말에 홀트에 기부를 한다"며 그들은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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