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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수상] 아버지라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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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창가에 맺힌 이슬방울들은 공기가 매우 쌀쌀해짐을 알려주는데, 내 나이가 희수(稀壽) 가까이 이르니 세월의 무게를 느끼고 먼 서쪽 하늘의 낙조를 되돌려본다. 그런데 내가 본 젊은이들의 실태가 참으로 한심하다 못해 가관이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나라의 풍습은 저 멀리 귀양 간 지 오래다. 이제는 어른이 지나가도 담배 물고 피우고 있는 것은 예사이다. 누구 하나 꾸중하는 어른은 없고 나 자신부터 부끄럽다. 뭐라고 할 것인가.

요즈음 도시의 최고의 교통수단이요, 넓고 좋은 지하철도 노약자석이 만원이라 70, 80대 노인이 서 있건 말건 안하무인이다. 거기에다 10, 20대의 남녀가 껴안고 있거나 입 박치기하는 것도 예사이니 어느 나라에 와 있는지 알 수 없다. 어찌 이 땅이 동방예의지국인가. 급속하게 들어온 서양 문물 때문인가, 시대의 변천 때문인가.

몇 개월 전 어느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읽었다. 우리나라 최고 학부 대학인 곳에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당신의 아버지가 몇 살에 죽었으면 가장 좋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6%가 64세에 죽었으면 가장 좋겠다고 하는 결과가 나왔단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61세에 퇴직하여 그 퇴직금 다 쓰기 전에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참으로 가슴을 칠 일이요, 통탄할 일이다. 100세 시대라고 말하는 세상에 이게 무슨 말인가. 참으로 한심한 세대들이다. 지금의 60, 70대 머리에서는 상상도 못 할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의 60, 70대는 부모 봉양하기를 천금같이 생각하며 봉양하던 세대들이 아닌가. 자식들 공부시킨다고 논밭 팔고 소 팔던 세대였다. 직장에서 윗사람 눈치 보며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며 힘들게 일해야 했다.

그렇게 직장생활하며 대학에 보내 놨더니 한다는 소리가…. 가슴이 찡하다.

요즈음 길거리를 가다 보면 젊은 학생들 손에는 커피가 다 들려 있다. 그 커피 한 잔에 3천~4천원을 한다는데 그 커피를 다 마시지도 않고 버리기 일쑤이고, 빈 컵을 그냥 길거리 담벼락에 올려두고 간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길거리 자판기에서 300~400원짜리 커피로 목을 축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쩌노, 세상이 그런 것을"이라고 할는지 몰라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 학생들도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서 쓰라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모가 주는 돈 받아 쓰는 젊은 학생 세대들의 의식을 고쳐 주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요즈음 60, 70대가 젊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너희는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다." 길거리 아름다운 단풍 든 가로수 길을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걷고 있는 아버지들. 참으로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 아버지라는 힘겨운 직업을 젊은 사람들이 어찌 알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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