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하고 있는 국도 26호선 확장'포장 공사가 돼지사육농장 때문에 착공 10년이 넘도록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기형 도로를 개통하게 됐다. 보상을 받고도 돼지사육농장을 옮기지 않고 버티고 있는 축산농이 있는 탓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총사업비 997억원을 들여 2003년부터 2013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국도 26호선(고령 쌍림면∼대가야읍 고아리 6.91㎞, 폭 20m, 4차로) 구간 확장'포장 공사를 해왔다.
고령군 쌍림면 S돼지사육농장은 2013년 9월 25억600만원 상당의 토지 보상을 받고도 아직까지 이전을 하지 않아 도로공사가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이 농장은 2005년 축산업을 등록한 뒤 2만2천824㎡의 부지에 축사 등 40동을 지어놓고 있다. 어미돼지 1천 마리를 포함해 4천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 농장 업주는 토지 보상을 받고도 농장을 이전하지 않고 버티고 있어 이 구간만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
이 마을 이장협의회 등은 지난해부터 S돼지사육농장을 찾아가 악취 등으로 인한 생활 불편과 국도 26호선 공사 지연에 따른 주민 불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올 연말까지 이전해 줄 것을 요구했다.
S돼지사육농장 측은 농장을 인근 부지로 이전하기 위해 이달 9일 쌍림면 평지리 마을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설명회 시작도 못하고 무산됐다.
평지리 주민들은 "청정마을에 돼지축사가 들어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S돼지사육농장이 신곡리(속칭 수거미) 일대에 이전 부지를 매입해 놓고도 주민들 반발 때문에 우리 마을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보상을 다 받고도 이전을 하지 못하면 농장을 폐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S돼지사육농장 부지가 있는 100여m 구간의 국도 26호선 공사를 하지 못하고 이 구간을 기존 도로와 연결해 사용할 예정이다.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들은 국도 26호선을 내려와서 쌍림농협에서 안림삼거리 구간까지 기존의 국도를 이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원활한 통행이 어려워지고, 병목현상은 물론 사고 위험까지 높아질 우려가 있다.
고령군 건설과 관계자는 "S돼지사육농장에 대해 올 1월부터 3차례에 걸쳐 행정대집행 계고를 했지만, 정작 행정대집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어미돼지의 사육 장소를 옮길 경우 태어나지 않은 새끼들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자칫 피해 보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S돼지사육농장을 이전하지 않고는 당분간 기형적인 도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돼지농장이 하루빨리 이전할 수 있도록 고령군과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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