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경환 "탄핵 동참은 패륜행위" 주호영 "탈당 요구 적반하장"

TK의원들, 계파별 '책임론' 전가

탄핵 책임 논란으로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새누리당 분열상처럼 주류-비주류 핵심으로 꼽히는 대구경북 의원들도 서로 책임론을 전가하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양측의 강성기조는 당내 두 계파의 주축인 최경환'조원진(이상 주류) 의원과 유승민'주호영(비주류) 의원 간의 최근 언행에서 여과없이 드러났다.

최 의원은 탄핵에 동참한 의원들을 향해 '패륜'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맹비난했고, 이에 맞서 주 의원은 '걸레'라는 표현으로 받아쳤다. 최 의원은 최근 매일신문 기자에게 "정치인이자 인간으로서 신뢰를 탄핵으로 되갚은 이들의 패륜은 반드시 훗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그동안 대통령 탄핵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온갖 수모를 다 참으며 당의 통합을 외쳤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주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 이름으로는 (전체를) 바꿔도 워낙 낙인 찍혀서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당의 문을 닫아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할 당사자들이, 누구를 징계한다고 특정인에 대해 탈당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양측의 갈등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나 지역 의원들의 탈당까지 점쳐 보기는 시기상조이다. 보수 정당의 영남권 지지 기반은 물론 해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나름대로 해 온 당 기여도, 불안한 제3지대 정치지형 등이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해 유 의원은 "지금은 탈당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한 뒤 "그런(탈당) 얘기 들은 바도 없을 뿐 아니라 지금은 당내에서 개혁을 위해서 끝까지 투쟁해야 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다. 주 의원도 "만약 새누리당 의원 30명이 탈당하게 되면 나는 31번째가 될 것"이라며 탈당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최 의원은 "탄핵을 주도한 몇몇 인사와 더는 함께하기 힘들게 됐다"면서도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탄핵안 찬'반과 상관 없이 당과 보수의 통합을 위해 동참하고자 하는 의원들을 막지 않겠다"라며 타협 여지를 남겨 뒀다.

현재 상황이 위기라는 점에는 양측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조 의원은 "당 내홍이 극에 달해 이 상태라면 당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했고, 주 의원도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싸우다가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극도로 분열된 양상이 조금씩 봉합될 것이라는 뉘앙스도 보였다. 주류에 반기를 들며 최고위원직까지 던져버린 강석호 의원은 "당의 꼴이 말이 아니다. 현재 상황은 갈데까지 가보자는 것"이라며 "보수정당의 기치를 저버리지 않는 한도에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하루빨리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류 측 조 의원도 "이 싸움은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고, 비주류 측 주 의원은 "이번 주 안에 결판날 것"이라며 내홍의 여진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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