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지인 통해 고영태에 위증 종용…崔 육성 공개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보도로 시작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증언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녹취록 공개로 드러났다. JTBC 화면 캡처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태블릿 PC보도로 시작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증언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14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가 지난 10월 말 독일에서 귀국하기 전 지인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증언을 조작할 것을 지시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최씨의 육성이 이렇게 길게 공개된 것은 처음있는 일로, 박 의원은 녹취 파일 2개를 공개했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첫 번째 녹음 파일은 최 씨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고영태에게 이렇게 전하라면서 '입맞추기'를 지시하는 내용이다. 박 의원은 최 씨와 통화한 지인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녹취록에서 최 씨는 지인에게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서 알았는데, 그 가방은 발레밀론(빌로빌로를)가 그걸 통해서 왔고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줘야 내가 많은 도움을…"이라며, "사실 고원기획이고 뭐고 이렇게…"라고 말을 맺지 못하는 등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서 최씨는 "사실 고원기획이고 뭐고 이렇게…저기 고원기획은 얘기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해가지고 하려다가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것 같애"라고 말했다.

또 최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수정 증거가 담긴 태블릿PC가 공개된 지난 10월 24일 이후로 추정되는 두번째 파일에서 최순실 씨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을 언급하면서 "큰일났다. 정신 바짝차려야 한다"고 했다.

최 씨는 "걔네(이성한 사무총장 등)들이 완전 조작이고 얘네들이 이걸 훔쳐서 했다는 걸로 몰고가야 한다"며 "이성한도 아주 계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것을 분리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조작을 지시했다. 10월24일 JTBC가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를 입수했다며 그의 국정 개입 의혹을 보도한 이후 대응책을 전화로 지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게 완전히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걸로 몰아야 되고'라고 한 대목은 태블릿PC를 해당 매체가 훔쳐 조작한 것으로 몰아야 한다는 지시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이런 내용이 녹취록을 공개한 뒤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재 성형의원 원장과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에게 최 씨로부터 이런 지침을 받으신 적이 있냐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김영재 원장과 서창석 원장, 이임순 교수가 서로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는데 대해 "셋 중 한 명은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