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시청 세외수입 통합징수팀 불법 주정차·불법 건축물 과징금

3인 1조로 하루 10건 정도 처리…딱한 사정엔 법적 제도 등 조언

늦은 밤 포항시청 세외수입 통합징수팀이 한 고액체납자의 번호판을 영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늦은 밤 포항시청 세외수입 통합징수팀이 한 고액체납자의 번호판을 영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힘들죠. 꼭 빚쟁이가 된 기분이랄까요. 그래도 선량한 세납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체납세는 반드시 징수한다는 마음으로 해나가고 있습니다."

매일 오전 6시. 사무실 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은 시각이 포항시청 세외수입 통합징수팀의 업무 시작 시각이다. 하루에 징수해야 할 사례를 일일이 확인하고 어떻게 체납자에게 접근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는 징수 대상자의 인적사항은 물론 가정생활, 습관, 주 이동경로 등 모든 것을 참고한다. 최근 대상자 중 가장 골치 아픈 사례는 강제 징수를 피하고자 아버지에게 모든 재산을 넘긴 형태. 법적 절차와 함께 고질적인 체납자를 상대하기 위한 머리싸움까지 미리 준비해야만 한다.

"체납세를 징수하려면 단순히 금액만 알아서는 안 됩니다. 그 사람이 부도가 나서 힘들어하는지, 이혼을 해서 심리상태가 불안한지 등 모든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불상사를 방지하고 효과적인 징수를 할 수 있어요."

보통 3인 1조로 움직이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업무량은 하루에 10건 정도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 나가 이런저런 사정을 상대하다 보면 하루 3, 4건의 활동이 고작이다. 차라리 잡아가라며 버티는 사람, 돈이 없어 눈물로 호소하는 사람 등등. 그중에도 징수팀을 빚쟁이 대하듯 하며 위협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회의가 들 적도 많다.

"어떤 날에는 징수를 알리려 가니 차에 불을 지르고 칼로 위협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고 다치기도 하고, 그럴 때면 정말 진이 다 빠지죠."

세외수입이란 불법 주정차나 불법 건축물 과징금 등 소위 말하는 소소한 과태료 등을 말한다. 아무리 고액체납자라도 특성상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 사람들이 무리한 징수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징수팀의 주 업무 중 하나다.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부인까지 잃었는데 자신의 법인차량이 대포차로 팔려나가서 억울한 과태료를 물게 된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법적 절차와 함께 복지팀 등 관계기관과의 연결을 돕기도 합니다. 사실 그럴 때가 몇 천만원의 체납세를 받아내는 것보다 더욱 보람을 느끼죠."

올해 말을 기준으로 포항시의 체납액은 총 631억원, 그중 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7억원으로 절반에 달한다. 500만원 이상의 고액체납자도 556명, 57억원으로 체납액의 19%가량이다. 매년 100억원가량의 체납액을 징수해도 그만큼의 신규 체납액이 발생하는 일이 되풀이된다. 여기저기 각 부서에 흩어져 있는 체납 사례를 모으고 일괄 징수하기 위해 포항시는 지난 2012년 9월 세외수입 통합징수팀을 발족했다.

포항시청 재정관리과 통합징수팀 이상근 팀장은 "세외수입은 일반조세와 달리 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저 돈을 받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라 꼭 내야 할 돈을 내고 그 과정에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돕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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