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은 누가 '명의'(名醫)인지 관심이 많다. 대부분 시골 의사보다는 대도시 의사를, 동네 의사보다는 대학병원 교수를, 지역보다는 서울이나 언론 매체에 자주 나오는 의사를 선호한다.
그러나 남들이 모르는 비법으로 한 번에 모든 병을 치료하는 명의는 없다. 명의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 병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하며, 병을 치료하는 시술을 빈틈없이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판단력이 명확하고 환자를 그저 환자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며 사랑과 감성으로 환자를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의사도 선호의 대상이다.
개원의인 L원장이 제시한 명의의 기준도 그럴 듯하다. 첫째는 '동네 의사를 눈여겨보라'다. 과거와 달리 우수한 장비를 갖추고 대학병원급의 실력을 갖춘 개원의들이 많다. 해당 분야의 논문도 발표하고 학회 활동도 열심히 하는지 보면 된다. 믿음이 가는 의사에게 진료한 후 그 의사에게 길을 물어보면 된다. 둘째는 '많은 대안을 제시하고 모름을 인정하는 의사를 선택하라'고 했다. 많은 치료 방법을 제시하면서 진지하게 상의하는 의사는 좋은 의사일 가능성이 높다. 모른다고 고백하는 의사는 오히려 신뢰를 받는다는 것이다.
의사 입장에서는 '누가 대가(大家)인가?'가 가끔 얘깃거리가 된다. 대가는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임상 의사뿐만 아니라 의사를 대상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진료지원 의사들을 두고 얘기할 때가 많다. 방사선과나 병리과 의사 등이 그들이다. 대가는 희귀질환을 잘 알아내기도 하지만 흔한 질병도 명확한 이론적 근거하에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 낸다. 후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동료나 따르는 제자들이 많다.
간담도'췌장 질환은 진단과 치료가 단순하지 않다. 암의 병기뿐 아니라 기능적인 면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담도'췌장암 진료에 있어서는 오래전부터 환자 한 명을 두고 내과와 외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방사선 종양학과, 핵의학과 등 관련 교수들이 한데 모여 토의하여 최적의 치료 방침을 정하는 협의체가 뛰어난 명의 한 사람보다 낫다는 사실을 체득해 왔다. 최고의 진료를 위해서는 뛰어난 명의 한 사람보다는 협의체가 최상의 진료를 제공한다고 믿는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을 이긴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했다. 암환자 치료에 있어서도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임상진료에 도입됐다. 그동안 연구, 발표된 모든 데이터를 입력해 진단과 치료 방향을 제공받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능력을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뛰어난 인공지능 닥터 왓슨에 기대를 걸지만 마음까지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인간 의사에게 거는 환자들의 기대는 시대를 넘어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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