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유승민 아니면 안되나" 유승민 "최소한 예의도 없는 짓"

의총서 '劉 비대위원장' 거부…비박계 사실상 탈당 선언, 劉 "경선한다면 응할 것"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의 선택은?'

새누리당 비주류가 20일 "마지막 요구였던 유승민 전권 비상대책위원장 제안이 의총 논의 결과로 봤을 때 거부된 것으로 판단한다. 더는 친박계의 불분명한 시간 끌기로 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며 탈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작업에 착수했다. 사실상 탈당 선언이다.

최대 관심은 유승민 의원의 합류 여부다. 일단은 탈당 쪽에 무게가 실린다. 유 의원은 이날 비박계의 집단 탈당 움직임과 관련, "탈당을 결심했다고 하더라도 결행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탈당을 결행할 의원들 설득과 명단 확정 등 점검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비주류 의원 모임 의원들과 행동을 같이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제까지 뜻을 같이 해왔기 때문에 그런 의원님들과는 같이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비주류 모임은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이번 주중으로 집단 탈당 여부를 확정해 발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이와 관련 21일 오전 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동을 열어 탈당 결의를 시도해볼 계획이다.

유 의원은 앞서 정우택 원내대표가 기자 간담회를 열어 "왜 유승민 비대위원장이어야 하는지 정견을 듣고 싶다"고 한데 대해 "모욕으로 받아들이고,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도 "경선을 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설명을 하라는 것이냐. 정 원내대표는 비주류에게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주겠다고 해놓고 자꾸 말씀을 바꾼다"고 했다.

유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비대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정우택 원내대표가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듣고 싶다"고 강조, 이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선출 문제를 2, 3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그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대표와 심재철 국회부의장 등 비주류 오찬 회동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일부 비주류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주류의 핵심 의원은 "탈당에 유 의원이 먼저 동참하지 않으면 힘이 빠진다. 원칙을 중시하는 유 의원이지만 집단 탈당에 동참하지 않겠냐"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당 수습을 이끌 비대위 문제가 어떤 식으로 가닥을 잡느냐다. 유 의원은 "비대위원장 선출을 경선으로 하겠다면 거기에 응하겠다"면서 "그러면 친박 측이 추천하는 후보와 토론도 하고 정견발표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