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식 밖 도공…개통식만 하고 상주∼영덕 고속도 개통 연기

"안전시설 이유" 26일로 미뤄-"장관 일정 맞춰 무리한 개통"-기다린 시민들만 분통

한국도로공사가 23일 예정이던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을 돌연 연기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날 상주~영덕 고속도로 일부 구간(안동시 길안면)에선 이날까지 가드레일 공사가 한창이었다. 독자 제공
한국도로공사가 23일 예정이던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을 돌연 연기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날 상주~영덕 고속도로 일부 구간(안동시 길안면)에선 이날까지 가드레일 공사가 한창이었다. 독자 제공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가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을 돌연 연기해 성급한 개통 발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도공은 23일 오후 6시 고속도로 개통을 발표했다가 이날 오후 2시 개통식 이후 갑자기 26일 오전 0시로 개통을 연기했다. 도공은 이날 개통 연기에 대해 안전시설 보완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애초 무리한 일정을 강행해 고속도로 개통을 기다려 온 시민들만 우롱한 꼴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3일 제보자 등에 따르면 상주~영덕 고속도로 구간 중 안동시 길안면 공사 현장에는 지난주 내린 비로 도색이 벗겨져 한국도로공사에서 긴급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현장 일부 구간에는 도로 측면과 중앙 모두 가드레일조차 없어 중앙선 침범과 추락 사고에 무방비 상태다.

제보자 A씨는 "무리하게 개통식에 맞춰 공사하다 보니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도색 벗겨짐은 이해하더라도 개통식 당일에도 가드레일이 없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도공은 이날 오후 2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개통식은 정상 진행한 뒤 갑자기 안전문제를 들어 개통 일정을 연기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및 도공 내부 관계자들은 "강호인 장관 일정을 맞추느라 무리한 개통 날짜를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이 이날 오전 최종 점검에서 도저히 이대로는 개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연기를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개통일 연기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일반 시민들이다. 안동시 당북동에 사는 시민 B(45) 씨는 "고속도로가 개통된다고 해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들과 영덕에서 회를 먹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개통 연기 소식을 접해 허탈하다"며 "고속도로 진입을 위해 찾아갔다 되돌아오는 사람들의 손해는 누가 보상해 주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23일 개통 시기에 맞춰 공사를 해왔는데 개통을 앞두고 2, 3일간 기후가 좋지 않아 미비한 점을 발견했다"며 "마지막 점검 과정에서 김사장과 실무자들이 협의를 한 결과, 이용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해 개통시기를 늦췄다"고 해명했다.

한편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상주 분기점에서 영덕군 강구면 영덕IC 107.6㎞ 구간에 공사비 2조7천500억원을 투입해 왕복 4차로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9년 착공해 7년 만에 개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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