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달리기에서 0.01초의 차이가 한 사람은 영웅으로 만들고 다른 한 사람은 기억조차 나지 않게 하기도 한다. 명품도시를 비교할 때 동일한 인프라나 서비스가 상쇄되고 나면 1%의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이런 1%의 우세를 근거로 최고가 되거나 2류가 된다. 수성못의 공공 와이파이 확대는 그 1%에 해당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수성못은 대구의 대표 유원지다. 평일 하루에 1만여 명이 찾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3만여 명이 찾는 대구 대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수성구가 추진한 수성못 친환경 생태복원사업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수성구청이 실시한 2016 행정수요조사 용역보고서에서도 '자랑하고 싶은 수성구의 명소'로 수성못이 63.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수성못 이용 경험자 비율은 92.1%이며 만족도는 83.5%로 나타났다.
행복학자들에 따르면 행복은 '마음가짐'과 함께 '공간'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1981년 미국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엘렌 랭거에 의하면 노인들에게 젊은 시절을 연상시키는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시킨 후 건강체크를 했더니 더 젊어지는 실험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런 자료를 통해 볼 때 수성못이 대구시민들의 행복과 건강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2015년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면서 방문객은 더욱 급증했다. 유람선 야간운행과 옥외 음식점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대구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관광객들의 대구 여행 필수 코스가 되었다. 이에 발맞춰 수성구청에서도 사계절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겨울에는 처음으로 수성못 상화동산에 야외 썰매장을 개장했다. 명실공히 4계절 내내 시민들로 넘쳐나는 대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것이다.
최근 수성못에 공공 와이파이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공공 와이파이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누구나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수성못의 공공 와이파이는 동쪽, 남쪽에는 설치됐으나 북쪽, 서쪽에는 아직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이 같은 시민들의 집단적인 불편을 해소하는 일을 미루는 이유는 예산부담 때문이다.
수성못 공공 와이파이 확대 설치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를 조사해 보았다. 수성구청의 도움으로 설문내용을 작성해 11월 23일부터 12월 14일까지 SNS와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한 주민은 SNS 응답 318명, 대면 응답 777명으로 관심이 높았다. 응답자 중 43%가 매달 5회 이상 수성못을 방문하며, 73%가 공공 와이파이 설치에 찬성했다.
스마트폰은 이미 현대인의 필수품이며 시민들은 산책을 하면서 앱으로 발걸음과 속도를 재거나 운동량을 기록한다. 사진을 찍고 SNS 친구와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악을 들으며 맛집 정보를 조회한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즐기는 데이트족도 많다. 우리나라는 인터넷과 IT 부문 세계 1등 국가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정보화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성구에서도 최근 1천400여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법 등 정보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 함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함께 갖추어 나가는 사업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성못 공공 와이파이 확대 설치는 시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삶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때마침 수성못 북쪽 9천900여㎡(3천 평) 부지에 수영장과 주차장 그리고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지금이야말로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 설치할 적절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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