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희망으로 피어나다. 경북농민사관학교!'
경북은 대표적인 농도(農道)이다. 농산물 가운데 전국 1위 품목은 사과 배 같은 과일 등 10개가 넘는다. 한우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기른다. 귀농 인구도 가장 많다. 이렇다 보니 경북의 농업을 선도하는 활동도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미래 농업의 버팀목이 될 농업 인재를 키우는 농민사관학교의 활동은 두드러진다.
경북 농업을 책임지겠다면서 2007년 출범해 2012년부터 재단법인으로 변신해 새 출발한 지 올해 10년이다. 전국 농업인은 물론 관련 기관 단체의 관심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전국 처음으로 만든 탓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실은 알차다. 무엇보다 학교를 거친 1만4천여 명이 거둔 성과까지 합치면서 억대 농가 최고, 농가 부채 전국 최저, 귀농 11년 연속 1위 등 경북 관련 농업 통계가 그렇다.
당연히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의 관심은 남달랐다. 게다가 사관학교 출발도 김 지사의 민선 4기 출범과 함께다. 지난해 추석 밑인 9월에는 본지 기고문을 통해 "평생 농촌을 지켜 온 농업인들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농민사관학교를 만들어 인재를 육성하고 FTA대책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기금을 조성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며 학교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런 농민사관학교가 설립 10년을 맞아 지난달 28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잔치를 열고 '희망'을 나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되돌아보고 다가올 10년을 준비하는 대토론회도 가졌다. 1천 명이 넘는 경북 농업인과 축하객들이 몰렸다. 신도청 관광을 겸한 방문객들은 오후 한나절 잠시 농사일을 잊고 공연과 전시회 등으로 동락(同樂)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날 농업인들은 끝내 기다렸던 김 지사의 얼굴과 축하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오래 전부터 정해진 행사였지만 지사 참석을 위해 몇 차례나 조정해도 김 지사의 작심(作心)을 되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이날 마침 경남 창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당원 연수에 참석하는 쪽으로 결정한 때문이다. 지난 2월 14일 대구에서 '용포럼' 창립 대회를 갖고 '용틀임'을 시작한 탓이리라.
김 지사의 대선 행보를 어찌 막으랴. 하지만 '동락'하자고 동락관에서 동락 잔치까지 펴놓고 굳이 경남 정당인들에게 용틀임하느라 농업인과의 약속마저 깬 일이 과연 마땅했는지는 글쎄이다. 아, 정치여! 하지만 사관학교 10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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