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선 선조 때 5일치 목활자본 관보 공개

영천 용화사 역사문화박물관

영천시 야사동 사찰인 용화사의 영천역사문화박물관(관장 지봉 스님·은해사 부주지)이 최근 조선시대 선조 때 민간 조보(朝報)를 입수해 공개했다.

조보는 조선시대 왕명 출납을 담당한 승정원에서 왕의 명령, 조정의 주요 결정사항, 관리 임명 등을 필사해 중앙 및 기관의 관서를 중심으로 배포한 관보에 해당한다.

이번에 용화사 측이 서지 관련 경매사이트에서 구입한 민간 조보는 조선 선조 10년 때인 1577년 음력 11월 6일, 15일, 19일, 23일, 24일 등 5일치다. 목활자본의 책자 형태로 6일 자와 19일 자는 앞쪽 2, 4행만 각각 남아 있다.

전체 내용은 한성부, 이조, 예조, 경기 등의 소식을 담고 있다. 6일 자에는 '공의전(인종 비 인성왕후의 거처)과 관련 약 제조 및 침수에 잘 들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7일 자는 경연(經筵'왕에게 유학 경서를 강론하는 일)이 있어 발행하지 않는다는 안내도 들어 있다. 15일 자에는 경성 내 소 600여 마리가 역병에 걸려 죽어 공역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내용이다. 별자리 관측 내용도 있다.

조선왕조실록 선조 편에는 조보를 사적으로 인출하는 일을 금지했다. 실록에는 '서울에 사는 놀고먹는 식자들이 중국에서 통보를 모두 인출한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모방해 조보를 인출해 판매해서 생계의 밑천으로 삼으려고 청원해 의정부와 사헌부에서 허락했다. 시행한 지 두어 달 만에 왕이 우연히 보고 국가의 나쁜 점을 폭로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며 진노했다. 이와 관련된 식자들을 먼 지방으로 유배하라고 명령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정걸진 경북대 교수는 "조보는 관에서 발행한 것으로 신문으로 볼 수 있다. 민간 조보도 정기성, 대중성 등 신문 성격을 갖고 있어 신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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