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은행권 기업대출 사상 최초 100조원 돌파

중소기업 대출 83.1% 차지…대출심사 강화 '풍선 효과' 작용

기업들이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금은 102조1천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제2금융권에 속하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금이 100조원을 돌파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기업대출 증가액은 2014년 4조6천919억원에서 2015년 12조9천214억원을 뛰었고 작년에는 19조9천747억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도 두 달 동안 5조917억원(5.2%) 불었다.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 3조3천798억원보다 50.7%나 많은 규모다.

특히 비은행권 기업대출금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84조9천103억원으로 83.1%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에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빌린 돈도 포함돼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이자에도 불구하고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이 제2금융권을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인다. 또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로 자영업자의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풍선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기관별로는 상호금융이 40조3천889억원으로 가장 많고 저축은행이 25조1천47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2월 저축은행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7.57%로 예금은행 기업대출 금리(3.49%)의 두 배를 넘었다.

상황이 이러고 보니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연준이 추가적인 금리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적신호'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0.73%)은 전달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의 대출 연체율(0.81%)은 0.07%포인트나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시중 금융권의 금리 추가 상승도 예상되고 있어 중소기업 경영악화 가능성 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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